여행중 만났던 친절한 사람들 이야기 (2)

이종기 시민 기자 / 2022년 1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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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른시가지 전경.

-스위스 베른대학교 종합병원 할머니 의사 이야기
여행 중 자동차 파손 및 짐 분실 사고, 여권 재발급 등의 악재로, 우리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에서 집사람이 갑자기 몸이 아팠습니다. 7월 29일 스위스 베른시 주변에 있는 베른 야영장에서 몸이 아프다는 집사람을 데리고 베른대 종합병원을 찾았습니다.
 
생전 처음 당하는 여행국(스위스)에서의 병원 진료라, 이리저리 물어 이곳에서 가까이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간 것입니다. 사위와 애들은 텐트에 남겨두고 딸과 내가 집사람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어요. 어떻게 아픈지? 어떤 처방이 내릴지? 여행 중에 혹시 귀국까지(?). 갖가지 걱정이 앞섭니다.
 
병원 주차장이 어디 있는지 몰라, 그냥 병원 하얀 선 구역에 차를 세우고, 부랴부랴 진료 수속을 밟았습니다. 여행 중 통역은 딸이 맡아 하고 있지만, 전문의료 용어에 대해서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모양입니다. 그러나 의사는 우리가 외국인 관광객임을 알고, 친절한 언행에 쉬운 말로 우리를 편하게 해주었어요.

↑↑ 베른시 켐핑장.

-머리가 하얀 노인 의사와 간호사 팀
무엇보다 의사가 머리가 하얀 65세 이상 보이는 할머니임에 놀랐고, 더욱 놀란 것은 그 옆에서 그녀를 보좌하는 간호사 역시 의사와 비슷한 나이로, 의사와 간호사가 동 연배쯤 서로 화이트 칼라 머리여서 친구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진료실 분위기도 좋고, 서로 소통도 잘되며, 우리에게도 할머님처럼 편했습니다.
 
초음파, 피검사, 기타 증상 등을 종합하여 결과 판단은 ‘뇨도감염’이라고 하며, 5일분 약을 처방해주었습니다. 여행 중 밥 짓고, 빨래하며 애들 돌보느라 과로로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했습니다. 별것 아니라고 하며 의사가 딸을 대하듯, 주의사항과 약 복용에 대해 조곤조곤 친절하게 말해주었어요.
 
가벼운 증상이라 우리 마음에 다소 여유가 생기면서 진료실의 주변 환경이 눈에 들어왔어요. 혈압, 조음파 검사, 피검사 등 검사 기능도 한국 같으면, 전문 검사실을 환자가 직접 찾아가서, 체크를 받지만 여기서는 담당 진료실에 전문기사가 관련 의료기구를 가지고 직접 와서 확인하는 게 특이했어요.
 
즉, 환자는 진료실 한 곳에 편히 두고 전문기사들이 움직입니다. 환자 편의주의 원칙을 잘 실천하는 것 같았어요.
 
3시간 진료에 900프랑(120만원) 정도였습니다. 진료비는 엄청 비싸지만 친절한 그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병원을 나왔어요. 치료비도 500프랑은 현지 결제하고, 400프랑은 귀국 후 송금했으니, 친절한 할머니 의료진의 고마운 마음씨 덕분이었습니다.

↑↑ 베른시의 시계탑.

-스위스 한국대사관의 친절한 젊은 여직원
스위스 몽테르시 시옹성 관광에서 여권을 도난당해, 베른시에 있는 한국대사관을 찾았습니다.
이틀 전 전화로 여권도난과 관련 재발급신청을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스위스 주재 한국 대사관은 1963년 2월 설립되었습니다. 마침 베른시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하여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정문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뜰에는 무궁화가 피어 마치 한국 땅에 온 것처럼 가슴이 뭉클, 심란한 마음이 포근해졌습니다. 한국 여직원이 우리 여권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오전 한나절 동안 우리들의 신분 조회, 사진입수, 및 관계자료를 검토하고, 그것도 점심시간이 초과했는데도 여권 발급업무를 잘 끝내주었습니다.

공직자로서 자기 직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훌륭하거니와 동포의 어려움을 친절과 미소로서 감싸주는 그녀의 배려에서 순간 한국인임에 무척 행복했습니다. 여권 4개를 받아 나올 때, 창공에 펄럭이는 태극기는 당당하게 힘차 보였고, 정원에 핀 무궁화는 더없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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