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어느 식당 주인 아저씨의 친절

이종기 시민 기자 / 2022년 12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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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베니아 시골 길.

-슬로베니아 국경 시골 식당에서
8월 9일 오스트리아에서 크로아티아로 가는 도중, 슬로베니아 국경쪽을 지날 때입니다. 애들이 배가 고프다고 식사를 하자고 합니다. 일찍 출발한다고 아침을 설친 때문이며, 점심때가 가까워가고 간식꺼리가 변변치 않기도 했습니다.
 
본 도로에서 사이길로 빠져 어느 시골 마을에 들렀어요. 시골 구경도 하고 마을 식당에서 점심도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슬로베니아(slovenia)는 발칸 반도 북서쪽 끝자락에 있으며, 우리나라 경상북도 정도의 크기에, 인구 200만명쯤 됩니다. 사방으로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헝가리에 둘러 있으며, 나라 전체 모양이 닭의 형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유럽의 치킨’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시골시장 옆에 있는 조촐한 식당에 들렀어요. 희끗한 머리에 텁텁한 식당 주인이 동양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의아해하며, 어디서 왔냐고 묻기에 , ‘사우스 코리아’라고 하니, ‘어디 있는 나라냐?’고 재차 묻습니다, 큰 손주가 지도를 내보이며, 우리나라를 가르켜 주어서야, ‘와! 멀리서 왔네’라고 하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 스위스 레만호의 유람선.

-한국인이 자기 식당에 온 것 감사한 일
한 가족이 유럽여행을 한다고 하니 부러운 듯 여기면서, 우선 배고파하는 애들을 보고 측은한 생각이 드는지 부지런히 요리를 만듭니다. 여섯 명의 식탁이 푸짐합니다. 맛도 있거니와 양도 많아요. 아무래도 식당 아저씨의 후덕한 선심이 많이 보태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가족여행인데 ‘제대로 먹고 다니겠어?’하는 표정으로 아저씨는 음식 접시를 부지런히 애들 앞으로 갖다 나릅니다. 음식값보다 애들 생각을 먼저 한 것입니다. 푸짐하게 잘 먹었으나, 은근히 걱정이 앞섰어요. 얼마나 나올까? 그러나 결제 시에 주문 가격 외에 추가분은 애들을 위한 서비스로 더 받지 않았습니다.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 한국인이 우리 식당에 온 것만이라도 감사한 일인데, 오히려 자기가 더 고맙다고 합니다. 크로아티아로 가는 본 도로로 나와 신나게 달렸어요, ‘세상에는 착하고 고마운 사람들도 많이 있구나, 그래서 세상은 좋게 잘 돌아가는 구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식후 잠든 평온한 두 손주의 얼굴을 보며, 그 식당 주인의 후한 대접에 또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 스위스 레만호.

-스위스(베른)의 어느 카 정비센터 직원의 서비스
(1)레만호 시옹성 주차장에서 차량유리창 파손
7월 25일 레만호에 있는 시옹성 주차장에서, 집시족으로부터 차량 파손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 후속 조치는 경찰의 현지출동에 이어 해결이 되었지만 유리파손은 내가 알아서 교체를 해야했습니다. 여행 지속은 물론, 차내 보안상 빨리 수리하는 게 좋겠다 싶었어요. 차 속의 짐이나 취사도구, 기타 식자재 등의 보안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이곳 베른시 카 정비회사를 찾아 갔지만 사이즈가 맞는 유리가 없어 다른 업체에 연락을 해보더니, 이틀 후에야 수급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때까지 창문없이 다니기로하고 그냥 돌아오려는데, 카센터 아저씨가 “그때까지 유리 대용으로 두꺼운 비닐 가림막을 설치해 주겠다”고 조언을 합니다.

(2)차유리 대신에 뚜꺼운 비닐로 커버
두꺼운 비닐로 임시 갈아 끼우면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간단한 일이니 돈은 안 받겠다고 해요. 2일 후에야 유리창을 새로 끼었지만, 베른시내 몇 군데 업체를 알아보며 신경을 써준 것이 고마웠습니다. 복구비용도 차를 빌린 폴투칼 렌트회사에서, 이곳 스위스 정비업체로 결제를 한다고 합니다. 면식 없는 타국에서, 유리 교체와 비용부담의 편의를 도와준, 그 스위스 카 서비스 센터 직원의 수고와 친절에 대하여 생각날 때마다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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