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범죄 줄일 수 있는 방안, 함께 고민해야

총 범죄 건수, 33년 전과 비슷한 수준
사이버범죄 증가로 검거율은 낮아져

이상욱 기자 / 2022년 12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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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경주지역 내에서 발생한 총 범죄 발생건수 6815건 중 검거 5251건으로, 검거율은 77.1%였다. 총 범죄 중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 발생건수는 1619건으로 전체 범죄의 23.8%를 차지했다. 또 5대 범죄 검거율은 80.9%로, 총범죄 검거율보다 3.8%p 높았다.

본지가 창간한 해인 1989년. 즉, 33년 전 경주지역 범죄발생과 관련한 기사를 토대로 지역 범죄현황을 짚어보니 그 당시와 지난해의 총 범죄 건수는 엇비슷했다. 하지만 검거율은 33년 전보다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1989년 12월 29일자 제3호 신문 1면에는 ‘범죄발생 갈수록 심각’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경주지역 범죄현황을 다뤘다.

↑↑ 본지 제3호에는 ‘범죄 발생 갈수록 심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경주지역 범죄현황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1989년 총 범죄 건수는 6710건, 검거율은 무려 94%로 기록돼있다.

‘1989년 한 해 동안 경주지역에서의 범죄발생 건수는 지난해 6248건보다 무려 462건 늘어난 671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강력범의 경우 살인이 3건, 강도 14건, 강간 28건, 방화가 3건으로 밝혀졌으며, 폭력이 865건, 절도 464건, 도박 136거느 마약이 9건 등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절도범의 경우 지난해보다 171건이 감소한데 비해 강도·폭력·도박범은 상대적으로 늘어나 오늘날의 사회현상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한편 경찰의 검거건수는 지난해 검거율 87%의 5433건보다 7% 증가한 6284건(검거율 94%)으로 나타났는데, 강도사건의 경우 발생 14건인데 비해 검거가 15건으로 검거율이 107% 상향되었으나, 자서(경주경찰서 관할) 강도사건 7건은 현재 미제사건으로 계속 수사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부터 범죄현황과 관련한 기사는 1997년 7월 31일자(제336호) 신문에서 경주경찰서가 민생사범 검거율 91.5%로 경찰청장 표창을 수상하면서 다시 언급된다.

1997년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발생한 전체 범죄 4495건 중 4114건, 5409명을 검거했다는 소식이다. 검거자 중 347명을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조치했으며, 그해 상반기 기준 검거율은 91.5%를 기록했다는 것.
 
또 당시 신문에서는 경주경찰서가 1996년 하반기부터 1997년 봄까지 울산 등 외지 범죄꾼들에 의한 각종 강력사건이 빈발해 4월 8일부터 외동읍 모화리 경주·울산 경계지점의 7번 국도상과 내남면 용장리 35번 도로상에 임시검문소를 설치해 통과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보도를 통해 당시 시대상이 읽혀진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과거 울산·경주, 포항·경주 등 경계지점에 검문소가 설치돼 지나는 차량을 일일이 검문하는 등 살벌(?)한 풍경이 기억 속에 떠오르는 기사다.

-범죄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3년···1만1456건
경주지역에서 총 범죄 건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언제였을까?
본지 보도와 경주경찰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으로 총 범죄가 1만1456건 발생했다. 2011년 9783건에서 2012년엔 1만1047건으로 1만건을 넘겼고, 2013년 최절정에 다다른 것이다.

본지에서는 2013년 1월 15일자 신문(1071호)에서 ‘2012년도 한 해 동안 경주지역에서 발생한 범죄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머리글로 기사를 실었다.

↑↑ 본지 1071호에서 경주지역 범죄현황 분석기사를 통해 지역 내 범죄 발생이 증가하면서 검거율이 감소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당시 기사는 ‘2012년도 경주에서 발생한 범죄는 1만1047건으로 2011년 9783건에 비해 12.9%가 증가했다. 하지만 검거율은 2010년 79.7%에서 2011년 75%로 감소했고 2012년에는 74.7%에 머물렀다. 5대 범죄 역시 발생률은 증가하고 검거율은 낮아졌다. 5대 범죄 중 살인, 강도의 범죄는 줄었지만 강간, 절도, 폭력 범죄가 증가했다. 이중 강간은 2011년 84건에서 2012년 94건으로 11.9% 증가해 지역에서 5대 범죄 중 가장 높은 범죄 증가율을 나타냈다. 5대 범죄 검거율은 2011년 54%에서 2012년 54.5%로 조금 증가했지만 이 역시 경북도 평균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절도 검거율은 27.9%로 지역 범죄 중 가장 낮은 검거율을 보였다.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2012년도 사건이 종결되지 않아 검거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건이 종결되면 검거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2012년 경주지역 전체 범죄건수가 증가하면서 검거율이 낮아졌고, 또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 기사였다.

실제 총 범죄 건수가 증가하던 2011년부터 2013년까지의 검거율은 각각 75.0%, 74.7%, 74.5%로 떨어지던 시기였다.

2021년을 기준으로 최근 5년간 경주지역 총 범죄건수와 검거율은 △2017년 8313건, 86.3% △2018년 8140건, 81.2% △2019년 9290건, 75.8% △2020년 8012건, 73.4% △2021년 6815건, 77.1%로 나타났다. 범죄건수와 검거율이 하향 추세다.

이중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 건수는 △2017년 2211건, 84.2% △2018년 2009건, 80.0% △2019년 2373건, 79.3% △2020년 2088건, 74.4% △2021년 2001건, 80.9%를 기록했다. 5대 범죄 중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살인과 강도 사건은 최근 5년 간 100%의 검거율로 단 한 건의 사건도 놓치지 않았다.

↑↑ 2018년 1/4분기엔 5대 범죄의 발생이 줄고 검거율은 상승했다는 내용의 분석기사를 보도했다.

-사이버범죄 폭증 ‘검거율 저하’ 원인
검거율이 떨어지는데는 최근 들어 보이스피싱 등과 같은 사이버범죄 발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사이버범죄의 경주지역 내 발생건수는 2014년 456건, 2015년 477건, 2016년 48건 등으로 500건 이하였지만 2017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7년 551건으로 500건을 넘기기 시작해 2018년 787건, 2019년 1887건, 2020년 1620건, 2021년 1059건으로 매년 범죄 발생건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늘어나는 사이버 범죄의 검거율은 크게 낮아졌다. 2017년 77.7%, 2018년엔 81.9%로 비교적 높은 검거율을 보였다. 하지만 2019년부터 사이버범죄가 폭증하면서 검거율은 떨어졌다. 2019년 39.0%, 2020년 36.5%로 저조한 검거율을 기록했다. 2021년엔 검거율이 55.2%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검거율로 전체 범죄 검거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범죄 수법과 피해규모도 커지고 있어 사이버범죄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의 범죄 검거율도 4년 연속 하락하며 80%를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범죄 발생건수 142만9826건 중 경찰이 검거한 사건은 113만6665건으로 검거율은 79.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에 비해 1.7%p 하락한 수치다. 또 경찰 범죄 검거율은 4년째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검거율은 2017년 85%, 2018년 84%, 2019년 83.3%, 2020년 81.2% 등으로 줄곧 내리막이다.

경주지역 범죄 검거율은 2017년 86.3%, 2018년 81.2%, 2019년 75.8%, 2020년 73.4%로 내리막을 걷다 2021년 77.1%로 반짝 상승했다.

범죄를 단절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는 고민해야 한다.
범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검거율을 높이는 것이다. 죄를 저지르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하나의 사회문화로 만들어 범죄예방에 효과적인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범죄 피해자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높이는 사회문화 역시 높여나가야 한다. 이 같은 사회문화가 바탕이 된다면 범죄예방의 협조자로서 시민들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고, 비로소 모든 범죄의 예방 효과도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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