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잘 사는 한국교민 이야기

이종기 시민 기자 / 2022년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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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셀로나의 거리

(1)스페인 바로셀로나 민박집 주인 아줌마
7/2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이튿날 아침 바로셀로나에 도착, 예약해둔 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스페인 최고의 관광명소인 ‘람브란스’ 거리 가까운 블록에 한국교민이 운영하는 민박집입니다. 딸의 지인 도움으로 2박 3일 간 지내기로 했습니다. ‘유니크’라는 민박집인데, 방 2개를 우리가 빌렸어요. 자기 집은 따로 있고, 이곳 아파트를 전세 내어 본가에서 왕래하며, 운영하고 있었어요. ‘충북 음성’이 고향인데, 오래전에 여기에 이민 와서 자리를 잡았다고 해요. 스페인 관광자료, 바로셀로나 여행안내지 등을 비치하여 놓고, 여행 정보도 제공해 주는 친절한 아주머니였어요. 깔끔하고 부지런하고, 상냥한데 매우 근검절약했습니다.

-더운 여름에도 에어컨이 없는 짠순이 민박집
7월의 바로셀로나 여름 날씨는 매우 더운데도, 방에 에어컨이 없었어요. ‘아주머니, 에어컨이 없어요?’하고 물으니, ‘낮엔 더워도 밤엔 괜찮아요. 여긴 다들 그렇게 살아요’ 하며 대수롭지 않게 흘려버립니다. 아마 절전하기 위해 설치조차 안 한 것으로 평소 생활 습관인 것 같았어요. 더워 잠을 설치지만 불평할 수도 없고 참는 수밖에. 같은 동포로서 알뜰하게 사는 그녀의 생활방식에 맞춰 이해해주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 외 방 청소, 주변 정리, 방범등엔 더욱 신경을 써주며, 애들도 씻어주며 친절하고 곰살맞게 대해주어 고마웠습니다. 이렇게 아끼며 악착같이 살려고 애쓰니, 다들 자리를 잘 잡아 살구나 하는 부러움을 갖게 합니다. 떠날 때는 애들 간식까지 마련해주는 그녀의 성의에 짙은 동포애를 느끼게 했습니다.

↑↑ 한국교민이 운영하는 '마싯타' 식당

(2)바로셀로나(보케리아 시장) 교민 맛집, ’마싯타‘ 식당
바로셀로나에서 가장 으뜸 관광지인 ‘람브란스’ 거리를 가봤습니다. 이 도시는 스페인 지중해 연안에 있는 항구도시이며, 관광도시입니다. 옛날 ‘한니발’ 장군이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피레네’ 산맥을 넘어갈 때, 지나친 마을인데 하도 아름다워, 나중에 자기 가문의 도시로 삼고, ‘바로세로나’라고 한데서 전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람브란스 거리는 1㎞ 쯤 되는데 카타루나 중앙 광장에서 바로셀로나 해안까지 연결되는 도로입니다. 교통 중심지며, 상가, 식당, 꽃가게가 즐비하고, 거리의 화가, 여행객들로 북적대는 곳입니다. 길거리에 ‘삼성전자 갤럭시 로고’도 붙어있어 반갑고 우쭐해지기도 했습니다. 이 거리 중간쯤에 ‘보케리아 시장’이 있어요. ‘산 호셉시장’이라고도 하며, 수백 개의 점포가 들어 차있는 스페인 최대의 시장이지요. 여기를 구경하다 코너에서 우리 한글로 ‘마싯타’라고 쓰여있는 간이 식당을 만났어요.

↑↑ 바로셀로나의 보케리아 시장전경

-청사초롱과 한글 메뉴가 걸려있는 우리네 간이 식당
교민이 운영하는 가게라 반가웠어요. 두어 평 정도되는 가게에 청사초롱이 걸려있고, 식당 이름, 메뉴 등이 순 우리 한글로 적혀 있었어요. 메뉴는 라면, 김밥, 잡채, 불고기 등이 있고, 고추장, 된장 등을 우리 교민이나 여행객들에게 식재료로 판다고 했습니다. 두 사람이 가게를 보고, 손님들이 가판대에서 서서 음식을 먹게되어 있었어요. 내부면적은 작지만, 일종의 맛집으로 깨끗하고 청결하더군요. 수년 전에 바로셀로나에 여행왔다가, 이 식당을 시작했다고 해요. 처음 고생을 했지만 열심히 일하다 보니, 목(위치)이 좋아 지금은 장사가 잘된다고 여유 있게 웃어요. 무엇보다 이곳 교민들이나 동포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주어 고맙다고 합니다.

-당당한 우리 한국교민, 스페인 상인과 어깨를 나란히
라면과 김치를 보자 애들이 좋아해서 어쩔줄 몰라 했어요.라면 한 그릇에 6000원 정도인데, 금새 게눈 감추듯 했고, 김밥, 만두 등을 더해서 우리도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시간이니 손님들이 가게에 들리면서, 우리는 자리를 비켜 주고, 먹든 음식을 손에 들고 쫓기듯이 비껴 서서 먹어야 했습니다. 다른 외국 손님에게 한 그릇이라도 더 많이, 더 편히 팔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유럽 제일 큰 시장에서 스페인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당당하게 삶의 전선에서 선전하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너무 기분 좋았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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