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 마르세유의 ‘좋은 어머니 성당’ 이야기(2)

이종기 시민 기자 / 2023년 0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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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세유해안 이프섬 원경.

마르세유 항을 출발, 부산으로 간 신부, 선교사들

이곳(마르세유)은 예부터 프랑스에서 동양으로 가는 조선 파견 신부, 선교사들의 출발지였습니다. 2개월씩이나 배에 몸을 싣고 망망대해로 떠나는 첫 발걸음이 이곳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1960년대까지 한국으로 가는 신부들은 배를 타기 전 이 성당에 들러, 부산으로 무사 항해와 주님의 순명이 잘 이루어지길 빌었다고 합니다. 프랑스 신부로 ‘예수성심시녀회’와 ‘포항성모병원’ 설립자인 「루이 델랑트」 신부는 기록에, 1923년 4월 마르세유 항에서 승선, 6/5 아침 부산항에 도착, 50여일간 1만6290여㎞를 항해했다고 기록했습니다.
 
이 성당 내벽에는 이 성당을 거쳐 간 1200여명의 신부, 선교사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들의 임무 수행을 위해 출발지가 되어주고, 또 그들을 잘 지켜주어 고맙다는 감사의 글이 2021년 10월 17일 파리 외방 전교회 명의로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마르세유 사람들이 이 성당을 ‘좋은 어머니 성당’으로 부르는 이유가 잘 설명되고 있지요.


↑↑ 부산 해운대 바닷가.

마르세유 해안 이프섬과 부산항의 상징 오륙도

좋은 어머니 성당에서 바다를 보면 3~4km 떨어진 마르세유 앞바다에 ‘이프섬’이 있어요. 하루에 2-3회씩 유람선이 왕래하는 관광섬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우리는 시간상 그곳 현지구경은 하지 못했습니다만, 이 항구의 해안 상징물로 16C경 군사용 방어시설과 또 감옥으로 사용했던 곳입니다.
 
옛날 학창시절에 배웠듯이, 1844년 듀마의 소설 ‘몬테 크리스토 백작’의 배경지로 소설 속의 감옥이 있던 섬이라고 해요. 일당 항해사인 주인공(당테스)이 악당의 음모로 14년간, 억울하게 감옥 생활을 하다가 탈출, ‘몬테크리스토’ 섬에서 보물을 찾아내, 거부가 된 다음 파리 사교계에서 백작으로 행세하며, 악인들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입니다. 글로 재미나게 읽었던 작품의 배경을 현지에 와서 멀리서나마 직접보고, 그 설명을 듣다니 감개무량했어요.

부산항에는 오륙도(국가지정문화재 명승제24호)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관문 부산항의 상징물로, 선박들을 위한 길잡이로 등대가 있는 섬입니다. 섬은 날씨나 위치에 따라 5개, 또는 6개로 보인다고 오륙도라고 했답니다. ‘이은상’ 시인의 ‘오륙도’ 시의 탄생지이며, 해운대 바닷가를 지나 매일 관광선이 다니고 있어요.

↑↑ 해운대에서 바라본 오륙도 원경.

“오륙도 다섯 섬이 다시 보면, 여섯 섬이
흐리면 한두 섬이 맑으신 날 오륙도라
흐리락 맑으락 하매 몇 섬인 줄 몰라라”(이상 1절)

“취하여 바라보면 열섬이 스무 섬이
안개나 자욱하면 아득한 빈 바다라
오늘은 비속에 보매 더더구나 몰라라 ”(이상 2절)(* 3절 생략)

위 두 나라의 섬은 두 항구의 상징물로, 또 각각 예술작품(소설과 시)으로 되어 그들의 앞바다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두 항구의 지리적 환경과 역사성에 친근감을 가지면서, 좋은 관광명소로 더욱 이름나기를 희망합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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