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인 법정부담금 납부율 매년 하락

연간 40억원 미납, 세금으로 충당

이필혁 기자 / 2023년 0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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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역 사립학교가 냈어야 할 법정부담금이 미납돼 연간 40억원 가까운 돈이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더욱이 지역 사립학교 법정부담금 납입율이 해마다 낮아져 사학재단이 납입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2021년 경주지역 사립학교 20곳에서 납부한 법정부담금은 6443만원으로 총부담액 41억3157만원의 1.5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법정부담금은 사학기관이 교직원의 교직원 연금, 건강보험금 등으로 교육청에 납부해야하는 돈이다. 하지만 사학기관이 법정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도 교육청이 미납분을 대신 부담하게 된다.

#2018년 3%→2021년 1.56% 하락
지역 사립학교 법정부담금 납입 비율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사립학교의 법정부담금 납입 비율은 2018년 3.0%에서 2019년 2.4%, 2020년 2.39%, 2021년 1.56% 등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사립학교들의 법정부담금 납입 비율이 낮아지면서 이를 대신 납부할 금액도 커지고 있다. 연도별 사립학교 법정부담금 미납액은 2018년 36억원에서 2019년 38억원, 2020년 40억900만원, 2021년 40억6714만원으로 매년 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부담률 도내 ‘하위’
지역 사립학교 법정부담금 납입 비율은 경북도 내에서도 낮은 수준이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2021년 23개 시·군 사립학교 평균 법정부담금 납입율은 13.05%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문경이 76.62%로 가장 높았으며 뒤를 이어 포항 28.65%, 김천 22.78%, 고령 20.41%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납입율이 저조한 지역은 영덕 0.55%, 구미 0.74%, 칠곡 1.02%, 청송 1.17%, 영주 1.55% 등으로 나타났다. 경주지역 납입율 1.56%는 도내 평균의 1/8 수준으로 지역과 학생 수가 비슷한 경산 5.05%에 1/3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사립학교의 법정부담금 납입율이 저조한 것은 납입 예외 조항과 강제성 부족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학법인이 돈이 없다는 이유로 법정부담금 납입을 미루면 재정결함보조금 명목으로 도 교육청에서 지급하는 조례가 있다”면서 “그렇다고 법정부담금 납입을 위한 사업비 제한 등의 제한이 학교에 가면 결국 학생들의 교육 환경과 직결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부담률 최상위 화랑고, 최하위 선덕여고
지역 법정부담금 현황을 살펴보면 사학재단에 따라 납입율 차이를 보인다.
2021년 지역 사립학교 가운데 법정부담금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동학원의 화랑고였다. 화랑고는 법정부담금 1억1178만원 가운데 7.55%인 8435만원 납입했다. 뒤를 이어 국파학원의 안강여중과 경주예일고가 4.15%, 2.33% 등 상대적 높은 납입율을 보였다. 반면 만송교육재단의 선덕여고와 선덕여중은 각각 0.07%, 0.10%, 문화학원의 문화중과 문화고는 0.12%, 0.58%로 낮은 납입율을 기록했다.
이들 사학재단은 교육재단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학재단 관계자는 “교육재단의 기본 재산이 없어 예금 이자 등 수익 발생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면서 “올해부터는 예금 이율 상승 등으로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 법정부담금 납입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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