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가자미마을’ 체험 청년의 경주 정착기-박슬기 씨

“경주는 인간미가 넘치는 도시 같아요,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이재욱 기자 / 2023년 0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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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에서의 생활이 인상깊었다는 박슬기 씨.

“회사생활에 많이 지쳐있었던 때에 경주를 체험해보고 바로 이주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미가 많이 느껴지고, 정감가는 도시가 경주인 것 같아요”


‘너른 벽’ 박슬기(31) 대표의 말이다. 박슬기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5년 사회생활에 심신이 지쳐있을 때 그는 행정안전부 청년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경주시 가자미마을’을 체험하고 지역으로 이주를 결심하게 됐다.


10일간의 체험기간 동안 그는 감포 바다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하면서 경주를 즐겼다. 사회생활에서 지친 마음이 경주에서 지내는 동안 힐링 된 것이 지역으로 이주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것.


“대학을 졸업하고,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26살부터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5년간 열심히 일했지만 무언가 스스로에게 만족감은 없었고, 번아웃이 오면서 직장을 관두게 됐습니다”, “번아웃을 극복할 계기가 필요하던 찰나에 ‘경주시 가자미마을’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좋은 기회인 것 같아 바로 경주로 내려오게 됐습니다”


↑↑ 박슬기 씨의 독립서점 ‘너른 벽’은 황오동 중심상가에 위치하고 있다.

감포에서 지내는 10일간 그는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와닿았던 것은 비슷한 나이의 청년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기획하고 실현하는 모습이었다고 강조했다.


“충격이었죠.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직접 기획하고, 그것을 실현하고, 서로 도와주는 모습들을 봤을 때, ‘아...나는 지금까지 뭘 했던 거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됐고 ‘나도 이곳에서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감포에서의 생활이 인상적이었던 그는 곧바로 서울 생활을 정리하면서 경주로 이주를 준비했다.


퇴직금과 서울집 보증금으로 경주에서 지낼 집과 사업을 할 점포를 계약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하루. 이주를 결심한 순간부터 일사천리로 빠르게 진행했고, 지난 1월 지역으로 완전히 이주하게 된다.


“집과 점포를 계약할 때부터 느꼈던 것이 경주사람들이 참 인간미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인중개사 분들이 아주 친절했고, 주변 상인분들도 
새로 개업했냐고 안부도 물어봐주는 것이 낮설었지만 좋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 황오동 중심상가에 ‘너른 벽’이라는 작은 독립서점을 차렸다. 페미니즘, 인종, 사회학, 젠더, 돌봄, 퀴어, 장애 등 평소 관심 있었던 분야의 책을 취급하고, 전공이었던 사회학을 살리면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 독립서점이었던 것.


“취급하는 책들이 지역에서는 아직 생소할 수 있는 장르라 걱정이 많이 됐지만, 포항, 울산, 부산에서도 찾아와 주시고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경주에 정착한 시간이 이제 딱 한 달이 됐습니다. 지금 저의 목표는 황오동 상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잡지로 만들어 이곳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입니다. 황오동은 이태원처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자신의 방식대로 살고 있고, 황오동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이런 매력들이 알려지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제가 모르는 과거의 황오동 중심상가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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