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할리루드 궁전’ 관람 추억 이야기(3)

이종기 시민 기자 / 2023년 04월 13일
공유 / URL복사

↑↑ 스코트랜드에딘버러 도시거리 모습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우리나라의 인연

↑↑ 서애 유성룡 선생의 종택(충효당)(제공: 안동시청)
1999년 4월, 남편과 함께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하셨습니다. 4월 21일 안동 하회마을에 오셨을 때 1만여 인파가 환영을 했었는데, 벌써 24년째가 되었습니다.


하회마을 풍산유씨 14대 종손 유영하 씨의 부부로부터 합죽선을 선물 받으셨고, 김치와 고추장 담그는 모습도 지켜보았습니다. 서애 유성룡 선생 종택인 ‘충효당’내실로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셨는데, 여왕의 일상에서 보기 힘든 특별한 모습으로, 우리나라의 전통을 존중해준 예의 표시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마침 이날이 여왕의 73회 생일이라


생일상이 차려지기도 했지요. 여왕은 봉정사로 이동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국보 ‘극락전’을 본 뒤, 돌탑에 돌을 얹고,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라는 글귀를 남겼어요.


여왕은 ‘일념 만년거(좋은 생각은 만년을 간다)’라는 족자와 200년 묵은 오리나무로 만든 양반탈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경북 안동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체험 공간으로 유명세를 탔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행운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왕의 발자취를 따라 하회마을→농산물 도매시장→봉정사로 이어지는 길을 ‘Royal way’라고 이름 지어 부르고 있습니다. 지난 장례식 때 충효당 앞에 빈소를 마련하였고, 방문 당시에 찍은 여왕사진전도 열어 여왕을 조문했습니다.



여왕의 장남 찰스왕세자 (현 국왕)의 방한

1992년11월 우리나라를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함께 왕족으로 처음 공식 방문하였고,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영국 대사관 새 청사 개관식에 참석하였고, 왕세자비는 롯데백화점 영국상품전시회에 참석, 매장을 둘러보았으며, 또한 6.25 당시 한국전에서 사망한 영국군 추모비도 참배하였습니다.


지금은 고 엘리자베스 여왕에 이어 국왕으로 등극하여, 한·영 우호관계에 한층 발전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왕의 차남, 엔드류 왕자 방한 하회마을 참관

2019년에는 여왕의 차남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였습니다. 하회마을 충효당을 방문하였으며, ‘담연재’에 들렀고, 경북도청에서 기념식수도 했습니다. 또한 봉정사와 한국국악진흥원을 관람하였고,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메시지도 전달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999년 안동을 방문해 하회마을에서 73세 생일상을 받은 것은 깊이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도 하회마을 주민과 안동시, 경상북도 여러분들께 좋은 일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4년 전 여왕의 한국 방문과 두 분 왕자의 대(代)를 이은 방문으로, 영국 왕실과 한국의 유대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안동이 세계의 관광지로 부상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여왕의 방문은 우리나라 역사상 큰 영광으로 길이길이 남을 것입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명복과 영면을 빕니다.


↑↑ 구상나무(제공: 안동시청) .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심어놓은 구상나무(기념식수) 이야기

여왕의 방문 때 서애 선생의 종택인 충효당 마당에 ‘구상나무’를 기념식수 하셨는데, 24년째 잘 자라고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수종을 놓고 가장 한국적인 나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진 나무입니다, 주로 한라산, 지리산 등 한국에서만 자라는 나무로 좋은 기운을 뿜으며,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옷을 걸어놓았다는 아름다운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입니다. 추위에 강하고, 힘찬 기상을 가진 우리 민족의 강인한 모습을 상징하는 나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무궁한 번영을 바란다는 염원에서 이 나무를 심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왕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빕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