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황금기를 경주에서… 애향인 박진철 변호사의 꿈

“경주가 국민의 도시 되려면 다양한 법적 기반 필요 !”

박근영 기자 / 2023년 0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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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철 변호사.

정확하게 산출한 적은 없지만 서울에는 10만명 정도의 경추출향 인사들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향우회나 각종 동창회에 소속되어 있는 인사들이 최소한 2만여명으로 파악된다. 그중에서도 경주와 유기적인 관련을 맺으며 비록 몸은 고향을 떠났지만 마음은 언제나 고향에 머물고 고향의 일에 꾸준히 참여하고 지원하는 인사들도 많다.


‘삼인행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인 박진철 변호사는 그런 출향인사들에 대해 출향(出鄕)인사라는 말보다 동향(同鄕)인사라는 말을 쓰자고 주장할 만큼 고향에 오래 마음을 둔 대표적인 경주 사람이다. 지난 8일, 경주시 성건동에 장기간 준비해온 ‘박진철 법정책 연구소’ 간판을 설치하고 경주 일에 좀 더 매진하겠다는 마음을 전한 박진철 변호사를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람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 경륜 넓히기 위한 관광·국제 관련 단체들과도 오래 협력해

사무실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이 각종 위촉장들이다. 그들 대부분이 봉사와 관련된 것들이어서 더 눈길을 끈다. 한국생명의 전화, 엘림 복지회에서 이사로 오래 활동했고 한국교육방송공사에서 시청자 위원으로도 오래 활동했다. 행정안전부 고문변호사로 공적심사위원을 맡아 2015년부터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그런 활동 중에는 박진철 변호사 자신이 중책을 맡아 주도한 활동도 두드러져 보인다. 2016년부터 3년 동안 서울특별시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위원장까지 지내면서 주택 임대상의 문제로 인해 가슴에 한 맺힌 서민들을 구제하는 활동도 했다. 2017년부터 4년 동안 대한변호사협회에서 공익활동심사위원을 지내며 부위원장까지 활동하기도 했다.


“제가 변호사가 된 이유가 조금이라도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그런 바람들을 변호사 활동하면서 조금씩이나마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법이 가진 가치가 다수의 사람들, 힘없는 이들을 보호하고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조금이나마 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기타 박진철 변호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관심사를 넓히기 위해서 관련 단체들과의 협력도 오래 지속해왔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국제협력단, 서울특별시 체육회, 한국도핑방지위원회 등에서도 위원, 감사 등으로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박진철 변호사는 이런 활동들을 통해 얻는 정보와 지식들이 자신의 내면을 성장시키고 다양한 사안을 객관적으로 불 수 있는 눈을 키워주었다고 소개한다.


↑↑ 경주고도보존회 위촉장과 행자부 고문 변호사 위촉장을 설명하는 박진철 변호사.


몸만 떠났을 뿐 마음은 늘 경주에... 동향단체에서 왕성한 활동, 경주에서도 오랜 기간 봉사활동 이어와

위촉장 중에는 박진철 변호사가 오랜 기간 경주와 소통해 온 의미 깊은 위촉장들도 보인다.


“경주와 관련해서는 경주중고등학교 서울동창회 간사로 활동하면서부터 관련 맺은 동문, 동향 선배님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박진철 변호사가 기자와 처음 만난 것 역시 경주중고등학교 서울동창회에서 운영진으로 봉사하면서 만났다. 30대에 막내 간사로 사무국에 나타난 박진철 변호사는 중요한 행사 때마다 앞장서서 동문들의 뒷바라지에 열심이었다. 현재 박진철 변호사는 경주 출신 법조인들의 모임인 ‘법경회’에서 다른 단체의 사무국장 격인 ‘총무’를 맡아 활동 중이다. ‘경주고도보존회’도 초기부터 참여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활동’ 맴버다. 그뿐 아니라 비교적 신진들이라 할 수 있는 젊은 기수 중심의 ‘경주발전포럼’과 경주출신 언론인들과 공직자들, 기타 오피니언 리더들이 참여하는 ‘광화문포럼’에도 오래 참여해 왔다.


그런데 말은 쉽지만 이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열거한 모임들은 대부분 참가자들이 50대 후반부터 60~70대의 인사들이 주도하는 모임들이다. 고령화된 동문·향우 모임들은 어느 단체나 새로운 인물들의 참여가 대폭 줄어들었다. 그런 와중에 박진철 변호사 같은 ‘젊은’ 기수들은 어디서나 실무형으로 봉사하고 궂은일을 도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제가 올해 우리 나이로 51세인데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믿습니다. 선배님들의 오랜 경륜과 지혜를 후배들에게 전하고 거꾸로 후배들의 새로운 감각과 열정을 선배들님께 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박진철 변호사는 경주 역시 자신의 연령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특히 경주는 고령화 추세로 인해 대다수를 이루는 노년층들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소수화 되고 있는 젊은이들과 괴리되기 쉬운 곳인데 자신과 같은 50대 초입의 인물들이 가교역할을 해야 세대를 조화있게 아우를 수 있다고 진단한다.


그것을 위한 선제적 활동으로 박진철 변호사는 경주에서도 많은 역할들을 맡아왔다. 그중에서도 2014년부터 지금까지 일성복지재단(대자원) 감사로 활동해온 것이 눈에 띈다. 경주의 ‘자선단’에서도 이사로 오래 활동 중이다. 그런 활동들을 위해 어떤 동향 인사들보다 자주 경주를 다녔다. 그를 제대로 아는 경주 지인들은 박진철 변호사가 몸은 비록 경주를 떠났지만 마음은 늘 경주에 머물러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경주에서 ‘법정책연구소’를 개설한 박진철 변호사에게 향후 경주에서의 꿈을 물었다. 박진철 변호사는 경주가 가진 역사성과 문화성, 대한민국 종가로서의 경주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국가적 정책 설립과 법률적 뒷받침인 만큼 이런 부분에서 앞으로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지금까지 많은 선배님들이 혼신을 다해 왔지만 아직도 경주가 ‘국민의 도시’라는 인식이 부족합니다. 경주를 잘 아는 법률가들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지속적으로 법과 정책을 만들거나 고치지 못해서일 것입니다”



원전문제, 당사자인 경주시민의 경제와 안전은 뒷전인 채 위험성만 떠안은 형국, 법적으로 해소해야!

여기에 방폐장 유치 이후 지역적으로 나누어진 시민의 갈등과 멕스터 건설, 원전 재가동 등을 둘러싸고 반목 되는 시민 갈등 역시 거시안적인 법률로 해소하는 돌파구를 찾아보고 싶다는 포부다.


“원전과 관련해서는 경제성이냐 안전성이냐의 문제가 가장 민감합니다. 그런데 당사자인 경주시민의 경제와 안전은 뒷전에 밀려난 채 경제성은 다른 도시로 가고 위험성은 경주시민이 다 떠안은 형국입니다. 이런 불균형을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는 법으로 정해 확실하게 보장하고 안정성 역시 명확한 법적인 제한을 철저히 가해 함부로 경제나 정치 기타 엉똥한 논리에 휘둘리지 않게 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박진철 변호사는 경주에 이미 5% 가까운 비율로 늘어난 외국인 거주자들에 대해서도 보다 우호적인 법적 기반을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외국인 거주자들의 증가와 이민의 문제는 경주만의 문제가 아니고 향후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되는 만큼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국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진철 변호사는 자신이 경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원초적인 소명의식이라고 설명한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 역시 그런 맥락에서 설명한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진학할 때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진 박진철 변호사는 지금까지 경주가 자신을 다방면에서 성장시켜준 만큼 이제부터 조금씩이라도 경주를 부양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이제 막 50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황금기인 지금의 저를 경주에 쏟아붓고 싶습니다. 그게 저의 의무라고 믿습니다!”


출향인을 동향인이라 굳이 표현하는 박진철 변호사, 인터뷰를 끝내면서 보니 박진철 변호사는 동향인 보다 ‘애향인(愛鄕人)이라는 말이 훨씬 어울려 보였다. 두 팔을 걷어붙인 채 경주의 현안에 웅변을 토하는 그가 새삼 믿음직하고 건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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