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륜사 서편서 사찰관련 유물 다량 발견

하수관 설치공사위한 발굴조사 중 출토

오선아 기자 / 2023년 07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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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동 공양구 일괄

흥륜사 서편에서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의 사찰 관련 유물들이 발견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는 흥륜사 서편에서 하수관로 설치공사를 위한 발굴조사 과정에서 이뤄진 발견으로 그 의미가 더 크다. 흥륜사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신라 칠처가람 중 하나로 고구려 승려인 아도가 창건한 사찰로 전해진다.

이차돈의 순교로 중창돼 국가 대사찰로 유지되다가 조선시대 소실로 폐사됐다.
현재 흥륜사는 사적 ‘경주 흥륜사지’로 지정돼 있으나, 사찰 주변에서 ‘영묘지사’명 기와가 다수 수습돼 학계와 지역에서는 ‘영묘사지’로 보기도 한다.

이번 조사에서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 기와, 토기 조각들을 비롯해 청동 공양구 등을 넣은 철솥이 매납된 채 확인됐고, 통일신라 금동여래입상과 추정 ‘영묘사’명 기와 조각 등이 출토됐다. 특히 철솥 내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고려시대 청동 공양구와 의식구들이 담겨 있었다.

↑↑ 퇴장유물 출토

발굴조사를 진행한 춘추문화재연구원 측은 “철솥은 지름 약 65cm, 높이 약 62cm의 크기로 외부에 4개의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안에는 작은 기와 조각들이 섞여 있는 흙이 30cm 정도 차 있었다”면서 “그 아래에서 청동 향로, 촛대, 금강저 등 고려시대 불교공양구와 의식구 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육안으로 확인되는 유물은 모두 54점이다. 일부 유물은 부식돼 철솥 바닥부분에 붙어있는 상태라서 정확한 상태가 아직 파악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보존처리 과정에서 더 많은 유물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발굴에서 건져진 청동 유물과 철솥은 화재나 사고 등의 위기 상황에 대비해 급히 한 곳에 모아 묻어둔 퇴장 유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발굴된 유물들은 정확한 특성을 파악하고 자세한 분석을 위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로 긴급 이송돼 과학적 보존 처리와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통해 고려시대 영묘사와 관련한 다양한 의례 양상을 밝히고, 같이 발굴된 청동 공양구, 의식구 등이 우리나라 금속공예와 법구 연구에 유용하게 쓰이기를 기대하며, 해당 유적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동 유물이 일괄로 출토된 사례는 창녕 말흘리 유적, 군위 인각사지, 서울 도봉서원(영국사지), 청주 사뇌사지(무심천변), 경주 망덕사지와 굴불사지 등에서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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