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ells like Bread - 김민재 대표 “비건이라는 음식 문화를 쉽고, 건강하게”

건강 문제로 시작한 비건 빵집
경주서 비건 음식 문화 알리고 싶어

엄태권 기자 / 2023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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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현상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작은 움직임으로 조금이나마 기후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을 비롯한 일회용품을 줄이고 또한 갖가지 쓰레기의 발생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본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귀찮고 작지만 소중한 움직임을 하루하루 실천해 나가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 ‘노랑빵집’으로도 불리는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


경주 비건 빵집, ‘Smells like Bread’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비건(vegan). 동물을 보호하고자 동물성 식재료를 배척하며 채식주의를 강하게 주장하기에 일반적으로 좋은 이미지로만 비춰지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 비건은 또 하나의 음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건강을 위한 식물성 식재료 사용과 기후위기 상황에 탄소중립을 위한 동물성 식재료 지양 등 예전과는 결이 다른 방식의 음식문화로 퍼지고 있는 것.

용강동의 ‘Smells like Bread(스멜스 라이크 브레드)’는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한 비건 빵집으로 비건 문화의 올바른 문화 확산과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 김민재·황숙향 대표.

2021년 7월에 문을 연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는 김민재 씨와 어머니 황숙향 씨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빵을 매우 좋아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밀가루와 유제품 종류를 먹지 못하는 황숙향 씨는 아들 김민재 씨와 함께 비건 음식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비건 빵을 만들었고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가 문을 열게 됐다.

가게 인테리어에 노란색을 많이 써 손님들에게 노랑빵집으로 불리기도 하는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는 비건 빵집이라는 이름에 맞게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는다. 제빵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우유와 달걀은 물론, 백설탕과 식품첨가제물 등도 쓰지 않는 건강한 빵을 만들고 있다.




건강은 물론, 맛도 함께!

김민재 씨는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가 건강하고 맛있는 비건 빵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건강하고 맛있는 비건 빵을 통해 사람들이 비건에 대한 거부감이나 오해가 해소되길 희망하고 있는 것.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에서는 밀가루가 아닌 100% 쌀가루로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동물성 식재료를 대체하는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고 있죠. 우유를 대신해 두유를 사용하고, 콩고기 패티를 사용하는 등 오로지 식물성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건 음식은 일반 음식에 비해 약간 밋밋하거나 맛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를 바꾸기 위해 맛있는 빵을 만들고자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손님들의 반응도 좋고 단골도 많이 생겼죠. 가게를 오픈한지 3년차인데 경주에서는 비건 빵집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 합니다. 손님들 또한 비건에 대해 물어보시기도 하면서 관심을 갖는 모습에 비건 음식 문화가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에서는 최대한 경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주재료로 하고 있어 신선한 재료와 불필요한 재원 낭비를 최소화 하고 있다.



비건과 제로웨이스트의 작은 실천


일반적으로 비건 음식 문화는 동물 보호는 물론 탄소중립과 연관돼 친환경적인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동물성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기에 환경오염과 불필요한 재원 낭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건 빵집인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는 식물성 재료를 사용해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동시에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또한 실천하고 있다. 이는 어머니와 누나의 영향이라고 김민재 씨는 설명했다.

“비건 빵을 연구한 어머니와 친환경 화장품을 판매했던 누나 덕분에 제로웨이스트라는 활동이 예전부터 낯선 단어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비건 빵집을 운영하며 비싸더라도 생분해 비닐, 종이 포장을 선호하게 된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역에서 진행되는 플로깅에 수시로 참가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인 삶,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것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의 김민재 씨는 친환경적인 삶은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의식을 하고 행하면 오히려 잠깐의 행동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친환경적인 삶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요즘 많은 분들이 하
나씩, 그리고 작은 부분에서 실천하고 있죠. 마트에 갔을 때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준비하는 것,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는 것들도 바로 친환경적인 삶의 일부입니다. 오히려 무언가 거창하게 하려고 의식을 하는 순간 그것은 족쇄가 돼 운신의 폭을 좁히며, 길게 봤을 땐 친환경 삶을 이어가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거죠. 쉽게, 자연스럽게, 지속적으로 행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는 친환경 비건 음식 문화를 경주에 자연스럽게 알리는 곳이 되길 희망합니다. 비건이라는 다소 생소한 말에 얽매이지 않고 어렵지 않은 곳, 비건이라는 식문화를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곳, 또한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곳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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