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에 나타난 당당한 경주십원빵!!

“황리단길 본점에서 재료 가지고 와요^^”

박근영 기자 / 2023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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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촌에 나타난 경주십원빵 가게와 이재윤 사장

지난 8일 경북궁 옆 북촌에서 놀라운 장면을 발견했다.
이름도 선명한 ‘경주 우리쌀 십원빵’ 가게가 북촌 초입에 떡하니 생긴 것이다. 그냥 ‘십원빵’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경주’가 딱 찍힌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십원빵 가게 앞은 줄까지 제법 길게 늘어서 있다. 어쨌거나 고향 이름 단 빵 가게라 기자도 함께 줄을 섰다. 앞의 서너 팀이 빠지고 기자의 차례가 되었을 때 대뜸 물어보았다.

“아니, 경주 십원빵이 경주에 안 있고 왜 북촌에 나타난 겁니까?”

뜬금없는 물음에 사장님이 대답했다.

“아. 저 경주에서 왔습니다. 그러니 고향 이름을 써야지요!”

그런데 말씨가 완전히 서울 말씨다. 다시 물었다.

“경주분 말씨 아닌데요. 사실은 저도 경주 사람이라서 반가워서 묻는 겁니다”

그러자 사장님이 안강에서 중학교까지 다닌 후 계림고를 나왔다고 알려주며 활짝 웃는다. 진짜 경주 사람이다. 이름은 이재윤 씨! 말씨에 경주 억양이 없는 것에 대해 서울에 적응하기 위해서 애써 고쳤지만 친구들 만나면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이재윤 사장이 십원빵 가게를 연 것은 만 3개월 전. 황리단길에서 히트 친 경주십원빵이기에 서울에서도 성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서 문을 열었고 특히 주말이나 휴일, 북촌에 사람이 몰리는 날에는 매출이 좋아 쉽게 정착했다며 안도한다. 직접 사서 먹어보니 빵이나 빵 속에 들어가는 치즈가 황리단길에서 사먹은 경주십원빵과 다를 게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십원빵의 모든 재료들은 황리단길 본점에서 그대로 가져오기 때문.
대부분의 경우 중앙의 음식이 지방으로 가기 쉬운데 경주십원빵은 황리단길을 벗어나 서울까지 온 것을 보면 특징 있는 먹거리가 지역을 떠나 대중 누구에게나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십원빵이 또 다른 경주의 명물로 서울의 요충지에서 성공하고 있으니 기분 좋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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