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자활의 꿈 키우는 여주시 ‘푸르메소셜팜’

독지가와 지자체, 자선재단과 기업이 이룬 하모니

박근영 기자 / 2023년 10월 19일
공유 / URL복사
↑↑ 지적 장애인 재활의 디딤돌 여주시 푸르메소셜팜 야경

경기도 여주시의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직접 재배하는 스마트팜 ‘푸르메소셜팜’이 눈길을 끈다. 이 농장은 재배에서 판매까지 장애인들과 각종 관련 단체들이 결합해 장기적인 계획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많은 지자체의 모범이 될 만하다.

이 스마트팜은 이상훈, 장춘순 부부가 총 1만1800㎡(약 3570평)의 부지를 기부하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을 둔 이 부부는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부모들과 그들의 자녀들이 함께 모여 살면 좋겠다 생각하고 땅을 내놓았다. 이에 여주시가 전체 자금의 20%를 출자하기로 결정한 후 시의회에 자금 승인을 요청했고 전체 사업을 기획한 ‘푸르메재단’이 농장에 필요한 자동화와 전산화 등 인프라 구축 계획을 세우고 농장에 참여할 단체와 자금을 출연할 만한 기업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에 SK하이닉스와 한국난방공사도 등이 자금을 출연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실무적인 협조를 자청했다.

농장은 2020년 10월 착공해 2021년 3월 36명의 장애인 청년들이 토마토와 버섯 재배를 시작하며 문을 열었다. 푸르메소셜팜 장애인들은 재단 직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오전과 오후 두 조로 나눠 하루 4시간씩 작업한다. 급여는 최저임금을 웃도는 수준이고 안정적 고용을 보장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농장은 방울토마토 재배 간격이 다른 농장에 비해 20cm 정도 넓고 잎을 자를 때도 일반 농업용 칼 대신 가위나 안전 커터칼을 사용하는 등 철저히 장애인이 일하기 편한 환경으로 조성됐다.

이곳에서 재배된 농산물은 재단과 후원 기업 등 여러 판매망을 타고 100% 소비된다. 푸르메소셜팜은 농장을 열어 단순히 농산물을 재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통까지 해결함으로써, 완벽한 장애인 자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스마트 팜 바로 앞에 ‘무이숲’이라는 베이커리 카페를 함께 운영한다는 것이다. 넓은 공간과 아름다운 인테리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잔디밭 등으로 여주시민은 물론 다른 도시에서도 이 곳을 알고 찾아오는 고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