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윤 작가, 춘천에서 ‘시간의 살’ 제작

7인 작가, 작업 과정 공개하며 예술혼 펼쳐

박근영 기자 / 2023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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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을 마무리 중인 최정윤 작가(꼭대기). 이런 작업과정이 일일이 관람객에게 공개되었다.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춘천시 수변공원에서는 의미 깊은 조각전시회가 열렸다. ‘2023 춘천조각축제’가 바로 그것. 여기에 경주 출신 설치미술가 최정윤 작가가 초대받아 자신만의 특화된 작품 ‘시간의 살’을 선보여 시민들과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이 축제에는 주최측의 신중한 선정작업을 거쳐 초대된 최정윤 작가 외 김윤근, 김주호, 김철민, 윤태성, 정국택, 호해란 작가 등 각 분야의 예술인이 참여해 각자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제작하며 시민들과 호흡했다.

↑↑ 춘천예술문화회관에 옮겨진 최정윤 작가의 작품 '시간의 살'

이번 조각축제가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었다. 이번 조각전은 여느 전시와 달리 참여한 작가들이 완성된 작품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고 만 2주 동안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시민들에게 공개했다는 것. 춘천시와 작가들이 연계해 시가 일체의 작업비용과 수고료를 지급하고 작가들은 자신의 고유한 재능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완성된 작품들은 춘천시립 예술문화회관에 영구 전시한다는 것도 특별했다.

↑↑ 작업현장에서 인터뷰 중인 최정윤 작가

최정윤 작가는 이번 행사기간 동안 지금까지 자신이 제작한 연작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을 만들었다고 술회했다. 높이가 무려 5.2m, 폭이 95cm의 대작이다. 이렇듯 작품이 커서 한정된 장소에서 제작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행사 폐막 하루 전인 10월 17일 작품을 완성해 춘천시립 예술문화회관 로비로 옮기는 작업까지 마쳤다. 

최정윤 작가는 “작품 제작기간 동안 낮에는 관람객들이 질문도 많이 하고 사진도 찍는 등 작업에 집중하기 어려워 주로 새벽 이른 시간에 미리 작업을 하고 낮에는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은 일부러 작품에 드러눕게 하거나 안아보게 해 추억을 만들어주려 노력했다고도 술회했다.

↑↑ 수변공원에 설치된 작업실 모습

춘천수변공원에는 최정윤 작가 등 7명의 작품도 한창 마무리 중이었다. 금속을 이어 붙이는 용접 소리, 돌을 연마하는 마찰음, 용광로에서 유리를 녹이는 모습, 작품들을 이어 붙이기 위해 마무리하는 모습 등으로 활력이 넘쳤다. 작가와 시민, 관람객들이 작품 속에 녹아드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예술문화도시를 지향하는 경주도 고려해볼 만한 의미 깊은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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