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파악하고, 마케팅 전략에 반영

시민의 요구와 관심사 이해

오선아 기자 / 2023년 11월 02일
공유 / URL복사
↑↑ 경주시는 황성공원 내 1만2361㎡ 규모의 부지에 복합문화도서관을 세울 계획이다.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보관하고 대여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모여 지식을 나누고, 문화를 체험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중요한 장소로 변화하고 있다.
본지는 경주시가 추진 중인 복합문화도서관 건립에 앞서 경주시민과 관광객들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떠한 도서관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런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어떤 마케팅과 계획이 필요한지 살펴보려 한다. 또한 국내외 주목받는 복합도서관 운영사례를 통해 우리 경주의 복합도서관의 방향성에 대해 제안한다./편집자 주

↑↑ 경주시립도서관 최자숙 관장.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 건립 본격화 … 문체부 타당성평가 ‘적정’, 경주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

지난달 29일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 건립사업이 문화체육관광부 사전타당성 평가를 통과했다. 
지난 7월부터 진행된 서면심사, 현장평가, 최종심사를 통해 사업의 타당성이 철저히 검증되며 첫 관문을 넘게 된 것이다.

경주시는 황성공원 내에 위치한 1만2361㎡ 규모의 부지에 총 사업비 787억원을 투자해 일반·어린이 자료실, 개방형 서고, 경주기록실, 교육실, 편의시설 등을 갖춘 복합문화도서관을 세울 계획이다. 이는 도서관을 단순한 책을 읽고 빌리는 공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소통의 중심이자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의지다.

또 경주시는 이 사업을 통해 ‘도서관+생활문화시설+경주의 자연’을 융합한 ‘카페형 도서관’을 만들어,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미래 지향적인 공간을 구축하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토자료 전시공간을 운영하며, 신라역사 문화도서 및 지역의 인물, 역사, 자연 등을 주제로 한 ‘경주학’ 도서관으로서의 역할도 강화할 예정이다.

경주시립도서관 최자숙 관장은 “새롭게 건립 예정인 도서관은 ‘라이프러리’라는 비전을 내세우고있다. 이는 ‘라이프’(Life, 삶)와 ‘라이브러리’(Library, 도서관)의 합성어로 경주시민의 일상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서 도서관이 갖는 역할에 초점을 맞춘 것이며, 경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서관은 복합문화도서관으로서 경주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 공동체와의 상생과 협력을 중심으로,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는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현대의 도서관은 단순히 조용한 독서 공간을 넘어서, 시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그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사람 중심’의 체험과 소통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도서관은 기술에 의한 인간 소외나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 등 사회문화적 환경 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용자의 니즈에 맞춰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화해 나가는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주시립도서관의 활용방안에 대해 최 관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 이 도서관은 1989년에 신축된 이후 30여년 동안 경주시의 독서문화 중심지로서 큰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러한 의미를 이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우리 공공도서관 직원들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도서관을 시민들의 일상에 꼭 필요한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경주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경주시복합문화도서관 자문위원회 손명문 위원장.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 건립, 지역사회에 중요한 영향… 계획과 구현에 더욱 신중한 접근 필요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은 2027년 1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휴식처와 학습의 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시복합문화도서관 자문위원회 손명문 위원장은 “이용자들로부터 훌륭한 도서관으로 인정받으려면, 그 건물이 특색있고 아름다우며 크기와 내부 구성이 그 설립 목적과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 또 이용자의 수준을 고려한 충분한 공간과 유용한 시설을 갖춰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특히 디지털 시대에 활자문화를 기반으로 한 도서관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지역 특화 도서관의 필요성이 크다. 지역 사회의 공감을 얻는 것이 필수적이며,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
는 동시에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려면 도서관은 지역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문턱이 낮은 곳이어야 한다. 접근성이 좋아야 하며, 정보 제공을 넘어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제공돼야 한다”면서 “그 공간을 담고 있는 건축은 경주라는 지역의 정체성이 반영되어지고, ‘황성공원’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강조하는 도서관으로 설계돼야한다”고 설명했다.

손 위원장은 또 “책은 우리의 내면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강력한 도구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신념을 형성하고, 우리의 시각을 넓혀주며,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꿔줄 수 있다. 도서관은 이런 책이 모여 다양한 지식과 정보 등을 제공하는 장소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도서관은 지역 사회의 활력을 유지하고, 사람들이 목표를 향해 진취적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서 “이러한 이유로 도서관 건축은 지역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그 계획과 구현에 있어서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복합문화도서관은 그저 책을 보관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더 넓은 의미의 문화, 학습, 커뮤니티 공간으로의 변화를 추구한다. 도서관이 사람들의 삶에 밀접하게 연결돼 시민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사람 중심의 체험과 소통의 공간인 것.

복합문화도서관 건립은 시민들의 공동체 의식과 문화적 역량, 변화하는 세상과 언어를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리터러시’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는 지속적인 독서를 통해 얻어지며, 이를 위한 중요한 공간이 바로 도서관이다.
높은 리터러시는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이끌어내며, 건전한 자기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

따라서,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의 건립은 경주시민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도서관이 시민들에게 외면받는다면 그 가치는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은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돼야 한다. 또 시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파악하고 이를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기 위해서 시민들의 요구와 관심사를 철저히 이해해야 한다.

다시 말해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의 외관과 내부는 시민들과 함께 채워나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