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고 열정적인 선수들, 여자 축구 강호 원동력

해체 위기 딛고 여자 축구 강호로 변모

엄태권 기자 / 2023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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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갑 위덕대 총장(가운데)과 여자 축구부 선수들.

2004년 창단해 여자 대학 축구계에서 꾸준한 성적을 거두고 우수한 선수들을 배출해온 위덕대 여자축구부. 올해는 창단 이래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학교의 위상은 물론 경주의 이름도 널리 알렸다.

현재 홍상현 감독과 송유나 코치의 지도 아래 김효민·이예진·마근화·이진·권혜미(이상 4학년)·김영은·정윤정·전민지·전민주(이상 3학년)·김륜경·김지우·강수진·엄예진·김승희·김민지·이소연(이상 2학년)·김세빈·박성하·우서빈·이현정·김신지·엄민경·전유경·배예빈(이상 1학년) 선수가 훈련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위덕대 여자 축구부 홍상현 감독과 스포츠단 엄대영 단장을 만나 축구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춘계대회 우승 후 기념촬영 모습.


창단 후 전국대회 우승만 13회, 여자 축구 명문

창단 20년을 1년 앞둔 위덕대 여자 축구부는 대학 여자 축구 명문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각종 대회에서 강호로 인정받기에 상대 팀들은 위덕대와 경기를 치르게 되면 항상 평소 경기보다 더욱 긴장하고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것.

이렇게 위덕대 여자 축구부가 강호로 인정받게 된 것은 2004년 창단 이후 3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이루고 지금까지 여자 대학 축구 결승전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결승전에 지속적으로 올라갔다는 것은 최소한 대회 준우승을 가지고 온 것으로 2007년 ‘여왕기전국여자축구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우승만 13회를 기록했다. 준우승은 이보다 많은 18회로 결승 진출만 31회다.

특히 올해는 위덕대 여자 축구부에 그 어느 해보다 의미 있는 한 해로 춘계대회, 전국선수권대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을 거둬 창단 후 첫 3관왕에 오르며 다시금 여자 축구 명문임을 입증했다.


↑↑ 위덕대 스포츠단 엄대영 단장(왼쪽)과 홍상현 여자 축구부 감독.


대학생 신분의 선수들, 훈련은 ‘선택과 집중’

2007년 위덕대 여자 축구부 코치로 시작해 2009년에는 감독을 맡아 지금까지 사령탑으로 있는 홍상현 감독은 훈련 방침을 ‘선택과 집중’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생으로 학업과 훈련을 병행하는 선수들이 짧은 시간 내에 훈련 성과를 내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

“과거와 달리 대학교 운동부도 강의에 100% 참여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예전에 비해 선수들이 훈련할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죠. 특히 축구와 같이 팀 훈련을 많이 하는 종목에는 상당히 걸림돌이 됩니다. 그렇기에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에너지를 쏟아 붓는 훈련을 선호하게 됐죠. 팀 훈련 이외 시간에는 체력 훈련이나 기본기를 비롯한 개인 훈련을 선수들이 선택해서 할 수 있게 했습니다. 특히 학교에서 운동하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를 개설해 조금이나마 팀 훈련을 더 하게끔 배려도 해줬구요”

이렇게 홍 감독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훈련 방침은 효과적인 훈련 결과를 이뤘고 이는 곧 성적으로 이어졌다.



순수하고 열정적인 선수들

홍상현 감독은 위덕대 여자 축구부가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순수하고 열정적인 선수들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한창 또래들과 놀고 싶은 20대 초반이지만 이를 참고 학업과 훈련을 병행하는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 이는 선수들의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으로 특히나 열정 이외에도 선수들이 예의가 바르고 순수하다고 홍상현 감독은 강조했다.

“강의를 듣고 남는 시간에 훈련한다는 것은 20대 초반의 선수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죠. 다른 친구들은 그 시간에 놀러 다니고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내지만 선수들은 훈련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분들은 기량을 올리고 잘하고 싶다는 열정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죠. 또한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서 예의도 바르고 또래 학생들보다 오히려 순수합니다. 덕분에 지도하기가 더욱 쉽고 훈련 성과도 높죠”




열려 있는 진로 선택의 기회

여자 축구의 경우 대학에 진학한 경우 향후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 어릴 적부터 해오던 축구를 계속해야하는지, 아니면 다른 진로를 선택해야하는지에 대한 결정. 2학년 때 8개 WK리그 직장팀에 입단을 할 수 있지만 선수 드래프트에서 선발되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서 위덕대 여자 축구부는 선수들의 다양한 진로를 위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업, 훈련 이외에도 희망할 경우 전문 스포츠 지도사나 생활체육 지도사 등 체육 관련 자격증 취득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

홍상현 감독은 선수들이 자격증을 취득해 선수 생활을 끝내더라도 사회구성원으로서 각자 또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 비해 여자 축구가 각종 매체에도 많이 노출되고 해외 진출도 꾸준히 하며 인지도는 향상했습니다. 하지만 인지도와 달리 현실은 아직 힘듭니다. 남자 축구와 비교해 전체적인 선수 육성 인프라와 프로 활성화 등이 부족하죠. 아쉽게도 직장팀 선발이 안되면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기 힘들기에 진로 선택 기회를 다양화 하고자 지도사 과정을 밟을 수 있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을 어느 정도 덜고 훈련에 임할 수 있습니다”


우수한 성적, 지역·학교·학생에 도움


올해 위덕대 여자 축구부의 3관왕 달성은 학생 개인만의 경사가 아닌 학교, 나아가 경주의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위덕대 스포츠단 엄대영 단장은 전했다. 전국 강호로 알려진 위덕대 여자 축구부도 한 때는 해체 위기도 겪었지만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기에 이제 위덕대 간판 종목이 됐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국에서 대학 여자 축구 강자로 알려졌지만 과거 해체할 위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꾸준히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기에 좋은 팀에 선발될 수 있는 기회를 선수들은 더 많이 얻고 있죠. 또한 학교 측에서도 위덕대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어 만족하고 있으며, 소속 지역인 경주도 함께 홍보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위덕대 여자 축구부는 올해 마지막 대회인 추계여자축구연맹전을 앞두고 있다. 여기서 우승할 경우 4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내년 성적이 부담될 만도 하지만 신입생들과 신구 조화를 이뤄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홍상현 감독의 생각이다.

“올해는 창단 이후 가장 우승을 많이 했습니다. 추계대회가 남아서 4관왕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위덕대 여자 축구부가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에 경북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좋은 선수들이 입학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선수들과 신입생의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거둬 선수들, 학교, 경주가 알려질 수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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