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산미나리 신충욱 대표

“귀농은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자 마무리”

이필혁 기자 / 2023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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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 8년 차에 내남산미나리 신충욱 대표.

“나만의 농장을 만들고 싶었던 꿈은 20년 넘어서도 여전히 미완성입니다”

귀농 8년 차에 접어든 내남산미나리 신충욱(62) 대표는 농업이 제2의 직업이자 마지막 직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내남에서 미나리를 재배하는 신 대표는 인근 울산에서 직장을 다녔다. 정년퇴직을 뒤로하고 귀농이라는 제2의 인생을 선택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언젠가 다가올 노년을 생각하며 제2의 직장으로 귀농을 준비했습니다. 예전부터 준비한 귀농이기에 시작할 수 있었죠”

그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귀농 계획을 조금씩 실천했다. 농사지을 땅을 구입하고 귀농 관련 공부도 틈틈이 하며 미래를 준비한 것이다. 그는 단순히 농업이 아닌 한 곳에서 생산과 축산 그리고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농장을 꾸미는 것이 목표였다.

“노후에도 농사를 통해 소득을 얻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 생각으로 30대 때부터 귀농을 생각했습니다. 울산 인근 지역을 관심 있게 지켜보다 비교적 땅값이 저렴한 내남에 자리하게 됐습니다”

↑↑ 귀농이 인생 2막의 시작이자 마무리

그가 내남을 선택한 것은 넓은 부지와 땅 가격 영향이 컸다. 복합 농장을 꿈꿨던 그는 3000여평 정도의 규모가 필요했다. 높은 땅 가격으로 고민하다 내남에 터전을 마련한 것. “울산과는 비교도 안 되게 싼 가격이라 가능했죠. 대출을 일으켜 땅을 사고 일하면서 갚았죠”

꿈에 그리던 농장을 마련했지만 당장 귀농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후 10여년의 시간은 귀농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

그는 귀농을 준비하며 매년 유실수를 구입해 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무를 심으면 심는 대로 과수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비료와 농약, 관리 등의 미숙으로 나무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현재는 감나무와 밤나무, 매실나무 등 관리가 쉬운 품종만 남았다.

과실수에는 오류가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농장을 관리했다. 땅을 구입해 토목공사를 시작으로 농사가 가능한 공간으로 가꾸어 나갔다.

“어떤 작물을 하든 농사가 가능한 토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토목 등 기초공사를 시작으로 평일에는 회사 생활을 마치고 주말에는 농장에 매달렸죠”

오랜 준비 기간에도 그는 퇴직과 함께 바로 농사에 뛰어들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귀농하기 전 다양한 작물을 공부하고 시험했다고 한다. 땅과 지리적 특성에 맞는 작물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

“이곳은 지하수가 풍부하고 수온도 높았습니다. 여러 작물을 고민하다 특성에 어울리는 미나리에 도전하게 된 거죠”


미나리 농사에 관련된 지식은 농업대학 등 다양한 교육을 통해 생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농업 초기에는 지인들 위주의 판매가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골, 신규 고객이 증가하면서 안정적 판로를 갖추게 됐다고.

“지금은 판매 걱정보다는 생산 부족으로 고객이 그냥 돌아가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고객들은 그 노력을 알아줍니다”

보통 미나리 출하 시기는 2월에서 3월 사이지만 이곳은 2월 출하를 시작으로 늦은 4월까지 미나리를 출하하고 있다. 
하우스 미나리에다 노지 미나리를 함께 재배해 4월까지 늘릴 수 있었던 것.

“고객들이 찾는 미나리는 초벌 미나리입니다. 저희 농장은 하우스로 노지 미나리를 출하면서도 초벌 미나리만 생산해 고객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신선한 미나리를 오랫동안 맛볼 수 있도록 만들었죠”

그는 귀농인들에게 귀농 목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회사로 따지자면 경영 이념처럼 농업, 귀농에 대한 명확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

“타의에 떠밀려서 귀농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작물 선정에서부터 경영 방식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고 포기하게 됩니다. 하지만 귀농에 대한 명확한 목적이 있다면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귀농을 제2의 인생 시작이자 마무리하는 직업이라 말하며 명확한 목적을 갖고 귀농하길 바랐다. “농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농업에 대한 확신과 목적을 갖고 제2의 인생에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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