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삼중수소 조사결과 ‘주민설명회’ 무산

민간조사단 “외부유출 없어” 결론

이상욱 기자 / 2023년 12월 07일
공유 / URL복사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이 2년 넘게 조사한 최종 결과를 발표하려던 주민설명회가 무산됐다.

민간조사단은 월성원전 외부로 삼중수소 유출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결론 내렸지만, 양남면발전협의회 등 단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지난 5일 예정됐던 주민설명회는 열리지 못했다.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설명회 통보를 받으면서 자료를 최소 하루 전이라도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이날 설명회 현장에서야 자료를 공개하면서다.

주민들은 “최종 조사결과보고서를 설명회 이전에 배부해 줄 것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주민들은 그저 듣기나 하라’는 식의 일방적인 개최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반발했다. 
또 “원안위는 원전 안전을 감시하는 주민들을 위한 기관이 아님을 새삼 느낀다”며 “문제가 있으면 주민들에게 알리고 재발하지 않도록 감시·감독하는 의무를 망각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반발로 결국 주민설명회는 민간조사단이 추후 개최하는 것으로 약속하고 일단락됐다.



원전 부지 외부로 삼중수소 유출은 ‘확인 안 돼’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시작한 조사결과를 지난 5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원전 부지에서 방사성 물질이 일부 누설된 것은 확인됐지만, 외부 유출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원전 부지 내 대부분의 지하수는 영구 배수시설로 흐르고, 해안가와 지하수는 분리돼있어 부지 외부로의 유의미한 삼중수소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

이날 조사단은 삼중수소 검출 원인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월성 1호기의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 조사 결과, 지난 1997년 보수공사로 바닥콘크리트 상부의 차수막이 차수벽까지 이어지지 않고 SFB 벽체 끝단에서 끊어져 누수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 원전 SFB 내부에 에폭시라이너를 5회 도장했지만 1호기 바닥부분은 건설 이후 보수 이력이 없어 부풀음, 균열, 박리 등 다양한 손상이 확인됐다. 또한 1호기 굴착구역의 바닥 토양과 물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감마핵종(Cs-137)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과거 누설된 감마핵종이 침적된 것으로, 현재는 누설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3호기 터빈갤러리 맨홀에 고인 물에서 검출된 삼중수소에 대해서는 삼중수소가 함유된 공기가 유입돼 수중전이를 통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맨홀 상부 공기가 맨홀로 유입되지 않도록 밀봉한 상태다.

민간조사단은 지하수 관측정에서 리터당 2만800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은 과거 폐수지저장탱크(SRT) 누설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는 누설이 없지만 과거 누설수가 SRT 하부 지지벽체와 옹벽에 갇혀 있다가 서서히 빠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조사단은 이날 원전 부지 내·외부 지하수 감시프로그램 운영, 관측정을 활용한 부지 감시 강화, 각 호기 사용후핵연료저장조 주기적 점검 등을 권고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조사 결과에서 확인된 문제점에 대해 후속계획을 수립해 이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향후 대책으로는 지하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최근 5년간 측정값 표준편차의 3배 이상을 벗어날 경우 원인조사 등을 수행하는 등 관리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하수 관측정 7개소를 추가 설치해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삼중수소 누출 가능성이 있는 매설배관은 현재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등 안전성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검검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