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척리 고분군, 5월부터 본격 조사 들어간다

금척리 일대 고분 성격 밝혀질 것으로 기대

이상욱 기자 / 2024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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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척리 고분군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5월부터 시작된다. 사진은 금척리 고분군 전경.(제공: 문화재청)

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관련한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경주시 건천읍 금척리 일대 무덤에 대한 조사가 오는 5월부터 본격화된다.

지난 18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5월부터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경주 금척리 고분군’ 일대를 조사할 계획이다. 금척리 고분군은 5∼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으로, 크고 작은 무덤 50여기가 모여있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서는 “이곳 무덤들은 모두 경주 시내 평지에 있는 무덤보다 규모가 작아 신라의 낮은 귀족들이 묻힌 무덤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금척리 고분군은 현재까지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1952년 무덤 2기를 조사한 결과, 직사각형의 구덩이를 파고 덧널(곽)을 설치하는 형태의 신라 특유의 돌무지덧널무덤이 확인됐다. 이후 1981년에는 상수도 공사 중 발견된 무덤 일부를 국립경주박물관이 조사하기도 했었다. 금척리 고분군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 이 일대의 성격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척리 일대는 박혁거세가 하늘에서 받은 금으로 만든 자(金尺·금척)를 숨기기 위해 거짓으로 여러 개의 무덤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서는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신라 6부 가운데 하나인 점량부(漸梁部) 또는 모량부(牟梁部) 중심지로 보기도 한다. 연구소는 올해 봉분(무덤) 분포 상황을 조사한 뒤, 무덤 1기를 발굴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소는 21일 힐튼호텔 경주에서 ‘또 다른 신라 이야기, 금척 고분군’ 학술 행사를 열고 그간의 무덤 조사·연구 현황, 향후 조사 방법 등을 논의했다.

↑↑ 금척리 고분군 일부 모습.(제공: 문화재청)

학술대회에서는 대릉원 일원의 고분군과 비견되는 지름 40m 이상의 중·대형분을 포함한 금척리 고분군의 조사·연구 현황과 문헌·고고학적 성격, 고분군의 지형·입지 분석 내용 등을 검토했다. 특히 5월부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시행하는 발굴조사 방향도 논의했다. 학술대회는 1개의 기조 강연과 6개의 주제발표로 진행됐다.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가 ‘경주지역의 신라고분 전개와 금척리 고분군’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이어 △금척리 고분군 조사·연구 현황 검토 △금척리 고분군 조사방법론 검토 △금척리 고분군의 입지환경 △고분 물리탐사 기술을 통해 살펴본 경주 금척리 고분군 일대 추정 유구반응 분석 △신라사 속의 금척리 고분군과 모량부의 역할 △금척리 고분군과 신라 중심 고분군 비교 검토 등 6개 주제발표가 있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앞으로 있을 금척리 고분군 발굴조사의 방향을 모색하고, 나아가 신라 고분 연구가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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