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솔거미술관 청년 작가전, 이정아 작가 ‘불 속에 마른 풀’

내면 탐구·현대인의 방향성
한국 독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신진작가

오선아 기자 / 2024년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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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면의 복잡함과 얽힌 상태를 드로잉으로 표현한 작품과 이정아 작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엄중한 시기를 거치며, 많은 이들이 내면의 깊은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최근 ‘불 속에 마른 풀’이라는 전시로 주목받는 이정아 작가도 내면탐구의 과정을 통해 발견된 자아의 다채로운 면모를 작품을 통해 풀어내고 있는 작가다.

경주솔거미술관 기획 1,2 전시실에서는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활발하게 하는 신진작가 이정아의 개인전이 6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작가는 독일에서의 공부와 생활, 그리고 고향 양동마을에서의 경험이 자신의 작품에 깊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겪은 경험들이 그녀의 작품 세계에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식을 불어넣었다.

작가는 독일에서의 경험을 통해 자유로운 표현과 실질성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됐다. 이는 형식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향으로 탐구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 것.

또한 어린 시절부터 자라온 양동마을에서의 생활은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체험하게 했고, 자연스러운 색감과 재료를 활용한 그녀의 작품에 깊이 반영됐다.

↑↑ 이정아 작가의 드로잉과 혼합된 자신만의 회화작품.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캔버스 천을 족자형태로 재단하고, 드로잉과 혼합된 자신만의 회화를 그려내기 위해 왁스 크레용 등을 활용해 사물을 담아낸 드로잉 페인팅 작품 10점을 선보인다.

특히, 캔버스 천 자체의 자연적인 재료와 색상을 활용한 표현 기법은 그녀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양동마을에는 대나무가 풍부합니다. 마을 뒤쪽 산에서 직접 대나무를 베어와 사용해 왔죠. 이러한 점에서 영감을 받아, 큰 그림을 그릴 때는 걸개 형식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적인 요소를 경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체득해 그림에 접목시키게 된거죠”

요즘 많은 사람들이 예술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또한 SNS, 언론매체 등을 통해 쉽게 노출돼 있다보니 어디선가 영감을 받기도 하고,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솔직한 작업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제 작품 속의 구불구불한 선들은 줄기와 같은 자연적 요소를 통해 각자가 지닌 내면의 복잡함과 얽힌 상태를 드러내며, 이는 인간의 욕망과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정신적 추구를 상징합니다”

그녀는 현재 작품에 대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 중에 있다. 작품을 통해 동서양의 회화 양식이 자연스럽게 융합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주로 회화 작업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점차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전시 공간에 복합적인 느낌을 주고싶습니다”

작가는 올해 6월 다시 독일로 돌아가 작품 활동은 물론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매년 한국을 한두차례 방문해 자신의 작품을 국내 관객들에게도 선보이고 싶다는 작가.

꽃 향기 가득한 봄의 여운과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어우러지는 시기, 독일과 한국 두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독특하고 심오한 그녀의 예술 세계를 직접 체험해 보길 바란다.


이정아 작가는 1995년생으로 2023년 베를린 바이센제 국립미술대학을 졸업했으며, 2019년부터 독일, 한국, 영국 등에서 개인전 및 그룹전을 10회 이상 개최하며 국제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학창 시절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아 2021년 독일의 Mart Stam 장학금과 Daad 장학금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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