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여 문봉선 경주 그림

천년고도 경주의 자연, 문봉선 작가의 수묵화에 깃들다

오선아 기자 / 2024년 06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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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바람Ⅰ, 244x210cm, 지본수묵, 2023.

전통과 현대의 조화, 수묵화로 표현한 경주의 절경

천년고도 경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섬세한 먹의 농담으로 표현해낸 수묵화 작품들이 한자리에 펼쳐진다.

플레이스씨에서는 오는 9월 8일까지 마음을 울리는 ‘무여 문봉선 경주 그림’ 전시가 열리는 것.

이번 전시는 문봉선 작가가 경주의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한 폭의 그림에 담아낸 작품들로 구성됐다.

작가는 천년 역사를 품은 신라의 혼과 더불어 푸른 소나무, 질박한 돌, 은은한 달빛, 우뚝 선 석탑 등 경주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캔버스 위에 생생히 재현해냈다.

작품 속에는 경주의 절경들이 묵묵히 깃들어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작가는 현대의 다양한 재료가 넘쳐나는 가운데에서도 먹과 붓, 그리고 수묵화의 전통을 고집한다. 이는 먹이 단순한 검은색 재료가 아닌 우리의 정신과 역사를 담고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 송림(오릉)Ⅰ, 365x143cm, 지본수묵, 2020.

작가는 먹과 물이 만나 수묵화를 이루고, 운필을 통해 종이 위에 생명을 불어넣는 과정을 통해 수묵화의 추상성과 깊이 있는 세계로의 진입이 가능함을 강조했다.

문봉선 작가는 “검은 먹과 물이 만나 수묵이 되고, 운필을 통해 하얀 종이 위에서 생명을 뿜어낸다”면서 “수묵화는 현실 세계를 초월한 깊은 경지에 쉬이 도달하기 어려운 추상성을 지녔지만, 또 어느 순간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서게 한다”고 수묵화의 매력을 설파했다.

그러면서 “먹은 3000년 역사를 관통해 지금까지 이어져 온 만큼 그 생명은 영원무궁할 것이며, 그것은 동양회화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강조했다.

그림의 묘미란 닮고 닮지 않은 경계에 있다는 말이 있다. 수묵화는 단순히 사물을 그리거나 관찰하는 것을 넘어서는 예술적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문봉선 작가는 “단순히 고루한 양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 문인화가 지닌 정신성과 조형미를 깨우쳐 현대미술 속에서 수묵화만의 생명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아무리 심오한 경지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서예의 필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모래 위에 지은 누각과 같아서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면서 서예 기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 당간지주Ⅱ, 246x123cm, 지본수묵, 2023.

문 작가는 지난 1990년부터 30여년간 자연을 모티브로 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황룡사지, 삼릉계곡, 포석정 등 경주의 비경들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보는 이의 감흥을 자아낸다.

작가는 변함없는 자연에 대한 사랑과 혁신을 추구하는 법고창신의 정신이야말로 수묵화를 꽃피우는 근간이라 믿고 있다.

플레이스씨 최유진 대표는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경주 자연이 선사하는 고졸미를 느끼고, 나아가 현대 수묵화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는 연중무휴로 진행되어,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언제든 경주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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