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G아트마켓의 기대와 현실

올해 G아트마켓 가장 큰 성과는 미술인들 간 교류
관객 유치 위한 전략적 논의 필요

오선아 기자 / 2024년 08월 01일
공유 / URL복사
↑↑ 2024 G아트마켓에 총 649점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이 중 148점이 판매됐다.

2024 G아트마켓이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4층 갤러리해에서 개최됐다.

경주시가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한 이번 G아트마켓에는 총 649점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이 중 148점이 판매됐다. 총 판매액은 약 4500만원에 달한다. 관람객 수는 총1929명으로 집계됐으나, 중복 체크 가능성으로 인해 실제 관람객 수는 다소 적을 수 있다.

G아트마켓은 지난 2년 동안 경주미술협회의 주관 하에 자생적인 시장 형성을 목표로 한수원의 후원을 받아 진행됐다. 올해는 한수원의 후원이 없어 G아트마켓이 단절될 위기에 처했으나, 경주문화재단이 G아트마켓의 변화와 성장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의 일부 예산을 활용해 행사가 진행됐다.

↑↑ G아트마켓 참여작가들의 작품을 부담없는 가격대로 소장할 수 있는 ‘50만원이하 특별전’

이번 G아트마켓의 가장 큰 성과는 지역 미술인들 간의 활발한 교류다. 평소 잘 알지 못했던, 혹은 시간 부족으로 인해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던 미술인들 간 작품에 대한 상호 소통과 교류의 시간이 마련된 것. 그러나 미술인들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진 것은 그만큼 관객 수가 적었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총 판매액의 25%에 해당하는 성과를 거둔 작가가 있다. 바로 동양의 미학적 요소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동서양 미술의 조화로운 융합을 추구하는 이현주 작가다.

↑↑ 이번 G아트마켓 총 판매액의 25%에 해당하는 성과를 거둔 이현주 작가의 부스

이현주 작가는 “특별한 것은 없다. 자유롭게 작업하고, 자유롭게 판매했다. 즐겁게 창작했고, 그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설명할 때 컬렉터와 소통하며, 하나의 그림을 통해 상대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설명을 이어갔다. 또한 작품이 판매돼 부스에서 빠지면, 전체적인 부스 분위기에 맞게 다시 디스플레이를 조정했다. 그렇게 아트페어 기간동안 작은 공간 안에서 분주하게 시간을 보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 30대 초반 이른나이 세상을 떠난 동생 감차준 작가의 유작을 선보인 ‘차차프로젝트’ 부스

특히 이번 아트페어에서 ‘차차프로젝트’는 30대 초반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동생 김차준 작가의 유작을 선보였다. 형과 그의 부부는 마치 피터팬과 같은 김차준 작가의 작품들을 지역민들에게 소개해 작가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예술관을 지역민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이들은 또한 작가의 작품이 지역 사회와의 깊은 연결을 형성하고, 고인의 예술적 유산이 지속적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계획하고 있어 많은 울림을 줬다. 더불어 하늘물고기를 주제로 작업을 이어온 김종대 작가와 염색한 한지로 풍경화를 제작하는 엄창희 작가 등 지역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들이 아트페어를 통해 지역작가와 시민들과 직접 만날 수 있게 된 점도 매우 긍정적이다.

↑↑ 전시장 출구를 장식하고 있는 박현수 도예가 작품

G아트마켓을 방문한 가족 참여자는 “경주문화재단에서 발송하는 홍보문자와 SNS에 게시되는 전시 관련 글을 통해 G아트마켓을 방문하게 됐다”면서 “작가들이 직접 설명하는 내용을 통해 작품을 더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설명을 듣고 싶었던 작품이 있었는데 작가님이 자리에 안계셔서 아쉬웠다”며 “시민들이 보다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저렴한 소품 작품들이 더욱 많이 전시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했다.

↑↑ 전시장 한켠에 마련된 ‘민화부채’ 체험부스.

이번 G아트마켓에 참가한 대부분의 작가들은 “아트페어의 일정이 휴가철과 겹쳐 전시장 내에 외부 방문객이 많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대중적 이벤트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특히 어린이 도슨트 프로그램과 같은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는 다양한 홍보 전략과 이벤트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기업인들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나 네트워킹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G아트마켓이 보다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대중적 이벤트의 확장과 다양한 관람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 전시장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했던 나카무라 모에의 ‘신비로운 요정’ 피규어.

경주문화재단 측은 “이번 G아트마켓의 주요 성과는 무엇보다 작가들 간의 교류다. 작품에 대한 질문과 토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네트워크는 작가들에게 상호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G아트마켓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필요한 개선 사항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더불어 G아트마켓이 활성화돼 경주를 방문하는 특정 시점에 그림 구매가 가능한 시장이 지속적으로 형성되길 기대하며, 지역 미술시장이 점진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역작가들도 관심을 더욱 높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