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헌 著 ‘오직 모를 뿐_벽암록’ 발간

벽암록 100칙, 전각 작품과 함께 수록

오선아 기자 / 2024년 10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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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실에서 전각을 새기고 있는 최두헌 작가.

무수한 사유와 갈등, 판단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로애락의 무게를 온전히 감당하고 있는 현대인들을 위한 내적 안식처가 될 책이 출간됐다.

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역임하고 서예·전각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두헌 작가가 집필한 저서 ‘오직 모를 뿐_벽암록’이 바로 그 책이다.

저자는 군복무 중 우연히 접한 ‘벽암록’에 매료돼 수덕사에서 보탁이라는 법명을 받고 선(禪) 공부에 매진해 왔다. 이번 책에는 100칙으로 구성된 ‘벽암록’의 본문과 각 핵심 주제를 돌에 직접 새긴 저자의 전각 작품이 수록돼 있다.

중국 송나라 선승인 설두중현이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100개의 화두를 선별해 게송을 붙인 것이 ‘설두송고’ 또는 ‘송고백칙’이다. 이후 원오극근이 이 100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인 착어와 해설인 평창을 덧붙여 간행한 것이 ‘벽암록’이다.


저자는 “역대 선승들이 ‘벽암록’을 읽으면 모든 잡념이 사라진다고 일관되게 말씀하신 이유는 난해하고 맥락이 모호한 문답을 읽는 과정에서 호기심과 의문이 생기기 때문에 일상에서 발생하는 잡념들이 끼어들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은 ‘벽암록 핵심 100칙’의 제목을 정리해 본문을 번역했다. 착어나 평창을 배제한 것은 보다 강력한 의심과 의문을 통해 잡념을 타파하기 위한 의도에서 기인한 것이다.

저자는 “전각을 공부하는 이들은 문장에 집중하고, 선불교나 번역을 연구하는 이들은 전각에 몰두해 주신다면 부끄러움이 덜할 것이라고 생각된다”면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그 순간만큼은 옛 선승들이 던진 그물에 걸려 허우적거리지 말고, 알 수 없는 의문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모든 잡념을 하나하나 차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뇌와 혼란으로 점철된 삶에 선승들의 문장이 위로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동국대 한문학과 및 대학원에서 석사와 부산대 한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역임했으며,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저서로는 ‘경봉 정석의 한시 연구’ 등 여러 연구서가 있으며, 서예 및 전각가로서 다양한 미술대전에서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경주에서 ‘석가(石家) 서예·전각연구실’을 운영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불교 선시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부산대 한문학과 강사 및 여러 지역 기관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이 책에 수록된 저자의 전각 작품은 오는 22일부터 11월 3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갤러리스페이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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