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흥륜사지, 신라 최대 규모 금당의 흔적 발견

오선아 기자 / 2024년 10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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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륜사 금당지 내 출토기와로 왼쪽부터 7C 전기 추정 ‘연화문수막새’, 7C 중기~후기 ‘곱새기와’, 7C 후기 ‘연화문수막새‘.

경주 흥륜사지에서 신라 최초의 사찰인 흥륜사의 중심 건물인 금당의 흔적이 확인됐다. 발견된 대형 금당지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규모의 2중 기단과 햇볕을 차단하기 위한 차양 시설을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재)서라벌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달 26일 현장설명회에서 진행한 발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굴단은 “금당지에서 신라~조선시대에 걸쳐 사용된 금당의 기단이 드러났으며, 이 기단은 상·하층의 2중 구조”라며, “특히 아래층 기단에서는 햇볕을 가리기 위한 차양 초석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기단의 높이는 기단석에서 초석까지 230㎝로, 이는 현재까지 확인된 국내에서 가장 높은 기단이다.

발굴단은 금당의 구조가 안팎 2중의 공간을 갖춘 직사각형 대형 건축으로 형성됐음을 강조하며, “경주에서 2중 기단에 차양칸을 갖춘 금당은 황룡사 중금당(584년)과 사천왕사 금당(679년) 외에는 확인된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굴 조사에서는 계단석과 기와 등 다양한 유물도 출토됐다. 출토된 기와 중에는 삼국시대(7세기 전반)에 제작된 연꽃무늬 수막새와 통일신라시대의 연화문 곱새기와 등이 포함돼 신라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최소 3차례의 건축적 변화를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흥륜사지는 ‘신라의 미소’로 잘 알려진 보물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의 출토지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 흥륜사는 고구려 승려 아도가 미추왕의 허락을 받아 세운 신라의 첫 사찰로, 이후 여러 차례의 개축을 거쳐 조선시대에 폐사된 것으로 학계에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흥륜사 터에서 출토된 기와에는 ‘영묘사’와 관련된 명문이 있어, 일부 학자들은 사적 명칭을 ‘흥륜사지’에서 ‘영묘사지’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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