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난해 폐업자 4796명 ‘근래 최대’

경기침체 따른 내수 부진 장기화 영향

이상욱 기자 / 2024년 0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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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폐업을 하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안내문에서 소상공인의 아픔과 고민을 느낄 수 있다.

지난해 경주지역에서 폐업신고자가 근래 들어 최고치인 4796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펜데믹을 넘었지만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 등이 폐업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국에서 폐업신고를 한 사업자는 98만6487명이었다. 전국 폐업자수는 2020∼2022년 8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세청이 최근 공개한 ‘2023년 사업자등록 및 부가가치세 신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경주지역 폐업신고자는 법인 367명, 개인 4429명 등 총 4796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4042명보다 754명 증가한 것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많다.

최근 5년간 폐업자수는 2019년 4403명, 2020년 4194명, 2021년 3866명으로 감소해오다 2022년 4042명, 2023년 4796명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폐업률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9년 폐업률 10.2%에서 2020년 9.3%, 2021년 8.2%, 2022년 8.2%로 줄어들다가 지난해 9.3%로 다시 증가한 것. 폐업률은 가동사업자와 폐업자의 합계 대비 폐업자수 비율이다.

최근 5년간 가동사업자 증가 등의 영향으로 폐업률이 감소했지만, 지난해 폐업자가 상대적으로 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업종별 폐업 사업자수는 지난해 경북도 및 전국 현황으로 경주지역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

지난해 경북도 전체 폐업자수 4만2822명 중 소매업이 1만587명(24.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음식업 9185명(21.4%), 서비스업 7543명(17.6%) 등의 순이었다. 전국에서도 소매업이 27만65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21만7821명), 음식업(15만8279명) 순으로 폐업했다. 전국 및 경북도의 업종별 폐업자수로 보면 결국 경주지역도 소매업, 음식업, 서비스업 등 내수와 직접 연관된 업종의 타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폐업신고 증가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와 내수 부진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위기 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코로나19 정부 지원금이 상당 부분 중단되면서 그간 잠재됐던 폐업 신고가 일부 더해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폐업 사업자수는 음식업·숙박업·도소매업 중심으로 내수부진이 지속되면서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경주지역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부채 부담을 해소할 만큼 충분한 경기 회복이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폐업 사업자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폐업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재취업·재창업 지원은 물론 노동시장으로 재진입 등 사회적인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규사업자 증가세도 ‘주춤’

경기불황의 여파로 지난해 신규사업자도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년 동안 경주지역에서 신규로 등록한 사업자수는 6163명으로, 전년(6191명) 대비 28명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신규사업자는 2019년 6052명에서 2020년 6203명, 2021년 6044명, 2022년 6191명으로 증감을 반복하다 지난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
지난해 신규사업자 6163명 중 법인은 586명, 개인은 5577명이었다.

폐업자수보다 신규사업자수가 많아지면서 가동사업자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경주지역 가동사업자는 법인 5954명, 개인 4만609명 등 총 4만6563명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년(4만5271명) 대비 1292명 증가했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만8821명에 비해서는 무려 7742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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