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개교 70주년 맞아 특별전 개최

현 재학생들이 구상한 ‘2054년 수업계획표’ 눈길

오선아 기자 / 2024년 0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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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는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개교 70주년을 맞아 특별전 ‘함께 지킨 오랜 약속’이 진행되고 있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이하 박물관학교)의 2054년 제101기 수업계획표가 눈길을 끈다. 특이한 점은 이번 수업계획표가 제 71기 재학생들이 직접 구상하고 강사로 참여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수업들을 살펴보면, 애플 소속 김유빈 강사의 ‘타임머신 타고 신라로 거슬러 가보기’, 축구 국가대표팀 소속 김도휘 강사의 ‘문화유산 발굴 현장 방문’, 로봇연구소 이장원 강사의 ‘로봇 불상 만들기’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들의 호기심과 관심사, 또 자신의 꿈과 연결된 수업계획표라 더 의미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는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개교 70주년을 맞아 특별전 ‘함께 지킨 오랜 약속’이 진행되고 있다.

박물관학교는 당시 유학파 출신으로 민속인형과 토우 제작, 경주의 역사와 문화 교육을 펼치던 ‘영원한 신라인’ 윤경렬(1916-1999), 미술사학자이자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장이었던 진홍섭(1918-2010) 전 이화여대 교수, 문화고 이승을 교감, 경주분관 박일훈 학예연구사가 이끌었다.

이번 전시는 1954년 전쟁 직후, 사회 재건에 힘썼던 시기에도 어린이들에게 문화유산의 소중한 가치를 전달하고자 설립된 박물관학교의 역사와 교육 성과, 그리고 그 뜻을 이어온 사람들의 노력을 조명하고 있다. 전시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박물관학교는 오랜 시간 지켜온 약속이 있다.


첫째,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둘째, 어떠한 명목으로든 돈은 일체 받지 않는다. 셋째, 수업은 존대말로 한다.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그동안 ‘경주어린이향토학교’ ‘경주박물관학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으며, 수업 장소도 여기저기 옮겨다녔지만, 70년 동안 지속돼 온 것이다.

1992년 8월 7일자 박물관학교 여름교실을 참가한 당시 월성국 5학년 장영삼 학생의 글이 눈에 띈다.

전시에는 당시 교가 악보, 졸업생들의 기증품과 시진, 기록물, 영상 등 80여점의 전시품이 전시돼 있으며, ‘학교 개교와 성격’ ‘배움 교육과정과 교과’ ‘익힘 체험수업과 활동’ ‘졸업생과 재학생의 기억·기대’ 순서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직접 박물관학교의 사회적 운영 의미와 교육적 전승 가치를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입학에서부터 수료까지의 일련의 경험 절차를 전시 요소로 구현했다. 관람객들이 제71기 특별반 교육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그 가치와 의미를 체득할 수 있도록 한 것.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이번 70주년 기념 특별전을 계기로 어린이 박물관학교와 관련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하여 아카이브를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국립경주박물관은 어린이 박물관학교의 역사와 가치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공유함으로써, 향후 100주년을 내다보는 발전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72기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모집은 2025년 2월 말에서 3월 초 예정이며, 초등학생 4학년에서 6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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