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갤러리 기획 초대전 ‘이상향을 위한 환등상’

배윤정·오정향 작가, 기억과 공간의 교차로서 펼치는 예술적 여정

오선아 기자 / 2024년 0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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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적 여정이 펼쳐진다. 라우갤러리에서는 배윤정, 오정향 작가의 2인전이 3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경북대 동문인 두 작가의 기획초대전으로 비디오아트와 평면작품 총 20여점을 선보인다. 개인적인 경험과 보편적인 공감의 지점을 발견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 공간 속에서 자신의 기억을 되새길 수 있는 전시. 이 전시는 관람객들이 자신의 삶과 도시의 변화를 반추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며,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을 토대로 도시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배윤정 作-그냥,이렇게, single channel video, 2분30초, 2019.

배윤정 작가는 영상 작업을 주요 매체로 활용해왔다. 초기에는 3D 작업에 집중했지만, 대학원 시절 미디어아트 전공 교수의 영향으로 점차 영상 작업에 매료됐다는 그녀다. 2017년부터는 2D 애니메이션 작업을 시작하며, 회화의 손맛에 대한 향수로 드로잉 기반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녀는 특히 칼라풀한 색채를 실험하며, 가상의 세계가 주는 무한한 표현의 자유를 적극 활용했다.

 배 작가의 작품 세계는 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개인적인 차원에 집중돼 있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직접 말하기 어려웠던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3D 작업의 대주제인 ‘나로 하여금’은 인간의 존재와 확신에 대한 질문을 자화상을 통해 표현했다.

↑↑ 배윤정 作- 나로 하여금, single channel video, 가변 크기, 5분, 2014(Ed 01/02, AP01).

배윤정 작가는 계명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경북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졸업,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개인전 6회를 개최했으며, 다수의 공연 및 미디어 퍼포먼스, 그룹전에 참여했다. 또한 ACC 창작공간네트워크 레지던시와 Ten topic project 입주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 오정향 作-Phantasmagoria for Utopia 02. 피그먼트 프린트. 45×90(cm), 2017.

한편 오정향 작가는 사라진 공간에 대한 기억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사람의 기억은 감정, 생각, 삶의 역사가 반영돼 상당히 자의적이고 선택적이며 오류가 생길 수 있지만, 이런 특성이 개인의 고유한 기억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런 개별적인 기억들에서 공통성과 유사성을 발견하여 작품에 반영했다.

↑↑ 오정향 作-기억재생을 위한 환등상.

작품은 실제 기억을 바탕으로 하지만, 기억을 공유하고 이해, 공감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공간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작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유사한 기억을 공감하고 자신만의 기억을 찾아내는 것이다. 오정향 작가는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았다. 대구를 중심으로 활발한 개인전과 단체전 활동을 펼치며, 2011년 ‘올해의 청년작가상’을 수상하고 2008년 ‘ASYAAF’에 선정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작가다. 그녀의 작품은 대구미술관, 대구문화예술회관 등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라우갤러리 송휘 관장은 “이번 전시는 작가 각자의 삶 속에서 겪었던 도시의 변화와 기억들이 서로 교차하면서 관람객들 간의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라면서 “작품을 통해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되돌아보며, 공간 속에서 변화와 흔적을 발견해 보길 바란다”면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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