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집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활달하고 적극적인 아내 김성자씨·부지런하고 다정다감한 남편 허남태씨

전효숙 기자 / 2008년 0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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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신문


양육과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훌쩍 뛰어넘어 한결 여유로워진 김성자(46세)씨는, “40대는 배려하는 사랑을 실천해야한다”며 매사 알뜰살뜰 챙기는 남편 허남태(48세)씨가 마냥 고맙다.

서로에게 맞추려 노력하는 부부

올 3월부터 다문화가정을 위한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에서 ‘아동양육지도사’로 근무하는 김성자씨는 상담 시에 가장 좋은 모델은 남편이라고 한다. 20여년 결혼생활의 가식 없는 경험담이 그 어떤 이론보다도 내담자들의 가슴에 와 닿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결혼 초기 철도공무원이었던 남편은 격일제 근무를 하였다. 남편이 쉴 때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근무할 때 밀린 집안일을 했다고 한다. 지금도 모임의 90%는 남편과 공유하는 만남이라며 ‘더도 덜도 말고 칠십까지만 이러고 살자’고 농담을 나눈다.

움직이길 싫어하는 부인과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활동적인 남편. 여행과 산행을 좋아하는 남편이 부인과 함께 하려고 쏟는 정성은 차라리 눈물겹다. 함께 하면 너무 편하고 좋다는 남편에게 맞추려고 애쓰다보니 10년 전부터는 아내도 기꺼이 산행을 함께 하고 있다.

결혼 초에 남편은 화가 나면 말을 하지 않았다. 부부는 서로 믿고 속내를 드러내야지 함께 할 수 있다며 서로 이야기하기로 약속했는데, 처음에 민망하고 쑥스럽던 말도 꾸준히 시도하니 이제는 똑 같은 문제로 다투는 일은 없단다.

친구들은 이 부부의 가장 큰 장점은 서로 노력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로 귀 기울이고, 상처 내는 말 않고, 상대가 싫어하는 것은 안하려고 노력한다. 남편이 하는 일에 또는 부탁을 할 때도 아내는 늘 칭찬하고 고맙다는 말을 한다. 그 말에 넘어가서 자꾸 애쓰게 되는 것 같다는 허남태씨. 막연하게 꿈꾸었던 결혼생활보다도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말한다. 남편의 의사를 존중하고 기꺼이 동참하는 생활을 하기에 아내가 더 고맙고 예쁘단다.

가족에게 잘해야 진정한 봉사

부부가 함께 하는 활동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봉사활동이다. 김성자씨는 1994년에 YMCA와의 인연으로 용강사회복지관에서 노인무료급식봉사를 3년간 했다.
2003년부터는 남편도 함께 한다. 방송통신대학 사랑나무봉사회, 철도공사 희망봉사회, 나루터회 목욕봉사활동 등을 함께 이끌고 있다.

봉사활동도 단계가 있단다. 처음 급식봉사를 100명 이상의 큰 규모에서 하다보니 일에 대한 겁이 없어졌다고 한다. 청소, 산책, 식사 도우미, 목욕봉사 등으로 단계를 높여가며 계속된 봉사활동이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봉사활동을 제대로 하려면 우선 건강해야하고 가정이 원만해야 함은 기본. 시댁의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고는 답이 없다.

‘남에게도 봉사하는데 내 식구에게는 더 잘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생각한다는 김성자씨는 장남도 아니면서 몇 년 전부터 시댁의 제사를 가져와 집에서 지내고 있다. 명절, 생신, 제사 날에는 친지들이 부담 없이 참석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참석하는 친척들이 늘어나 기쁘다고.

또 효도관광의 형태로 친지들과 만남의 장을 마련한지 삼년째다. 1년에 한번 관광버스를 빌려서 가까운 친척어르신들과 자녀들이 모두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사촌, 육촌들도 친해지고 자주 교류하는 가족 문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집안에서 부인 김성자씨는 그야말로 ‘보물덩어리’이다.

노인복지시설에서 주로 봉사를 하다보니 의식주보다는 노인들의 정신적 갈증이 더 큰 문제인 것 같다며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복지시스템을 개발하고 싶다는 허남태씨는 관련 대학원을 진학해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단다. 부인은 벌써 요양보호사 공부를 시작했다.

눈빛만 봐도 서로를 알고 배려하는 부부의 모습에서 이 시대 아름다운 부부의 전형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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