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순왕 영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어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 높아

황명강 기자 / 2008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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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숭혜전과 경순왕 어진의 문화사적 고찰’
600여 경주시민이 참여한 학술대회 열려

↑↑ 토론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 최병구 기자


숭혜전 소장 경순왕 영정이 국가지정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7일 오후 1시 경주교육문화회관 별관에서 ‘경주 숭혜전과 경순왕 어진의 문화사적 고찰’을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박방룡 공주박물관장은 “숭혜전에 보관중인 경순왕 어진은 우리나라 어진의 시초로 대단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존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해 국가 및 지방지정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경주김씨 중앙종친회와 신라김씨연합대종회, 숭혜전릉참봉단 숭목회, 경주김씨경주종친회, (사)신라숭혜전릉보존회, 숭혜전김씨화수계가 주최하고 경주문화원 부설 향토문화연구소가 주관, 경주시, 경주시의회, 경주신문사가 후원한 이번 학술대회에는 관계자 및 600여 명에 달하는 경주김씨 종친회원과 경주시민이 참석해 입추의 여지없이 자리를 메웠다.

숭혜전은 대릉원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라의 첫 경주 김씨 왕인 미추왕과 통일의 업적을 이룬 문무왕, 제56대 경순왕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경순왕의 어진 5점이 보관되어 온 경위와 문화재적 가치, 숭혜전에 대한 역사적 고증을 통한 학술적 재조명이 이루어졌다. 현재 숭혜전에 소장된 경순왕 영정 5점은 고자암모사본, 은혜사본, 이명기본, 이진춘본 외 초본 1본이다. 고자암모사본과 은혜사본은 사찰에서 제작한 관계로 불화 화풍의 어진이며 이명기본은 궁중에서 제작했고 이진춘본은 당시 화승이 이진춘에게 의뢰해 제작한 관계로 궁중화풍의 어진으로 나뉜다.

향토사학자 조철제 선생은 발표문에서 어진의 문화재적 가치를 언급하며 “이들 영정의 제작연대를 규명하고 형식 및 양식적 특색을 살피고, 이들 영정간의 관계를 검토함으로ㅆJ 그 회화사적 의의를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구한 역사의 소용돌이를 거치면서도 조상의 영정을 보존해 오늘에 이른 경주김씨 종중의 숭조정신이 대내외적으로 높이 평가받은 학술대회였다. 또한 경순왕의 어진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길 바라는 마음은 참석자들과 경주시민 모두의 바람으로 비춰졌다.

최영기 서라벌대학 교수의 사회로 시작된 1부에서는 백상승 시장과 오해보 경주문화원장이 축사를 통해 뜻깊은 학술대회와 ‘경주 숭혜전과 경순왕 어진’ 단행본 출간을 축하했다. 이어서 김병호 숭혜전 참봉의 인사말, 박주룡 숭덕전 참봉의 축사와 축하공연이 있었다.

발표는 김영호 서라벌대학 교수의 ‘경순대왕의 세계(世系)와 사적 및 영정’, 박방룡 국립공주박물관장의 ‘신라 경순왕의 생애와 사상’에 대해 각 30분씩 진행됐다. 최석규 서라벌대학 교수가 사회를 맡은 2부는 조철제 향토사학자의 ‘숭혜전과 경순왕 영정의 역사’, 정병모 경주대학교 교수의 ‘숭혜전 소장 경순왕 영정’, 최재영 경주대학교 대학원장의 ‘숭혜전과 대릉원의 외부 공간 정비방향’에 대한 발표가 있었으며 곧이어 김윤근 숭혜전통보존회 이사를 좌장으로 하는 50여분의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 참석자는 김헌덕 경주신문 대표, 김상유 신라관광 사장, 허상현 동국대학교 교수, 강석근 동국대학교 교수로 예리하고 의미 있는 토론을 펼쳤다.

숭혜전과 경순왕 어진은 경주김씨 종중의 귀한 유산이자 경주 전체의 자랑이므로 이를 널리 알리고 학술적으로 증명한 이날 행사는 여러 측면에서 큰 의미로 평가됐다.

한편 경주김씨 종중에서는 참석자 전원에게 만찬을 대접했으며 422페이지에 달하는 학술대회 발표 논문과 경순왕 어진 5본, 김씨 왕의 왕릉, 숭혜전 전경과 행사 등이 수록된 논문집을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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