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風水)와 미술 ②

이재건의 미술칼럼 29

경주신문 기자 / 2008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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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센트 반 고흐-열다섯송이의 해바라기/1889
ⓒ 경주신문


불교 경전 반야심경에 ‘색즉시공(色卽是空)’이라 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을 ‘色’이라고 표현한 이 놀랍고도 과학적인 사고는 우리에게 새로운 것을 깨우쳐 주고 있다. 이것은 현상학적으로 물질이 가지고 있는 그 대표적인 이미지는 색채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어떤 물체의 얼굴은 바로 색깔이며, 그것이 그 물체의 성격(성질)을 나타내고 있는 주요소라는 것이다.

동양화에 쓰이는 물감을 안채(顔彩)라고도 하는데 이것도 역시 어떤 형상에 색깔을 입히므로 해서 비로소 그 물체의 얼굴을 드러낸다고 해 ‘얼굴-안’자를 쓴다고 생각한다.

붉게 물든 단풍을 보면 열광적으로 흥분하게 된다. 푸른 바다를 보면 가슴이 탁 트이고 후련하다. 회색 하늘을 보면 우울하고 침잠해 진다.

이러한 현상은 모두가 색체에 의한 기(氣-energy)의 작용으로, 우리의 심상을 움직이게 하고 나아가 육체적인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색즉시공의 ‘색’처럼 인간은 깨어있는 순간 한 시도 색채의 정보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것은 어떤 물체를 본다는 그 자체 만으로도 이미 색채의 홍두앞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공기가 나쁘면 금방 육체적으로 감지되어 기분이 나쁘고 호흡을 자제하게 된다. 소리가 시끄러워도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름답지 못한 색깔(칙칙하거나 불쾌한 색깔, 시야를 혼란케 하는 요란한 색깔등)에 대해서는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의 감각기관 중 가장 많은 정보를 받아드리는 눈은 왜 빨리 정보를 뇌수에 전달해 육체적 반응을 일으키게 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렇지 않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 색깔의 영향이 서서히 자신의 감정과 육체에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을 따름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실용풍수컨설턴트 제이미 바렛(Jayme Barrett)은 가정과 실내를 위한 풍수에서 에너지를 돕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공간구성과 색채를 지적하고 있다. 말하자면 기물의 선택과 위치 그리고 물체의 색깔이 풍수를 이롭게 하기도 하고 해롭게 할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면 건강과 번영을 위한 중심공간은 건강한 녹색식물이나 싱싱한 꽃 또는 황색이나 녹색의 기물을 배치하여 땅과 태양의 이미지를 즐기도록 할것이며 특히 태양과 관계있는 노란색깔의 그림이나 사진등은 좋은 기의 상승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빈센트 반 고호의 불타는 열정의 해바라기 그림같은 것은 집안의 에너지 센터에 아주 적합한 예술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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