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리목월문학상 시상식 열린 경주

한국문단의 거대한 역사로 기록되다

황명강 기자 / 2008년 12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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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신문


동리문학상-이제하 소설가
목월문학상-허영자 시인

동리목월문학상 시상식이 5일 오후5시30분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지역의 관련 기관단체장과 문학인 및 전국 문인단체장 등 350여명이 초청된 가운데 열렸다.

이어 다음날(6일)은 동리목월선생의 발자취를 읽는 경주투어와 축하시낭송회를 가졌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문학인들인 김남조, 김종길, 오세영, 최동호, 권영민, 이기철, 신규호, 이동하, 오정희, 박동규, 김기연, 백시종 선생 등이 자리를 함께 한 이번 행사는 큰 축제의 장이 됐다.

몇개월 동안 한국문단의 이목이 집중된 동리목월문학상은 예심과 본심을 거쳐, 동리문학상에는 이제하 소설가의 장편소설 ‘능라도에서 생긴 일’, 목월문학상은 허영자 시인의 시집 ‘은의 무게만큼’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동리목월문학상 제정은 문화예술의 도시 경주에서 한국문단에 기록될 큰 획을 그은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리목월문학상이 제정된 배경과 의의를 짚어보기로 한다.

경주가 낳은 한국문단의 거봉인 동리선생과 목월선생을 기리는 문학상이 거론되고 있던 중, 지난 7월에 동리목월문학상 제정의 필요성을 동감한 경주시장, 월성원자력 대외협력실장,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이 자리를 함께 하면서 문학상 제정의 물고가 트였다.

먼저 동리 선생의 유족 김평우 변호사와 목월 선생의 유족 박동규 교수를 만나 문학상에 관한 의견을 타진했으며 유족은 그 뜻에 동의했다.

이에 동리목월기념사업회(회장 장윤익)는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에 협찬을 요청했고, 월성원자력 태성은 본부장과 이용래 대외협력실장이 문학상 제정을 적극 추진하기로 결정해 동리문학상 5000만원, 목월문학상 5000만원, 심사비 및 기타 3000만원의 경비를 한수원 본사에 적극 요청해 성사시켰다.

9월 1일, 월성원자력 본부 이용래 실장, 장윤익 동리목월기념사업회 회장, 백시종 소설가는 김학준 동아일보 회장과 문화부장을 만나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동아일보가 적극 후원한다는 답을 얻었다.

당일 서울 강남고속버스 터미널 부근 ‘열해식당’에서 수상자 선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예심위원으로 시인 10명, 소설가 7명 등 19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추천 대상자는 문단경력 10년 이상, 2006년 7월에서 2008년 6월 사이에 나온 시집과 장편소설, 작품집을 대상으로 한다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9월 25일에 예심이 완료됐고 시집 30권 중 25권, 장편소설 및 작품집 21권 중 7권이 선정돼 30일 본심 심사위원측에 전달됐다. 본심 심사위원으로는 주최, 주관, 협찬, 후원기관의 협의에 의해 동리문학상은 이어령(문학평론가), 최일남(소설가), 박완서(소설가), 권영민(문학평론가), 윤후명(소설가)으로 정하고, 목월문학상 심사위원으로는 김종길(시인), 오세영(시인), 최동호(시인, 문학평론가), 이기철(시인), 문정희(시인)로 결정돼 3회에 걸친 엄정한 심사를 맡았다. 10월 8일, 11월5일, 11월 21일 서울시 인사동 소재 선천집에서 본심 1차, 2차, 3차 심사 결과 목월문학상은 허영자 시인의 ‘은의 무게만큼’, 동리문학상에 이제하 소설가의 ‘능라도에서 생긴 일’이 선정돼 21일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에 앞선 10월 24일엔 월성원자력본관에서 월성원자력본부와 동리목월기념사업회 사이에 동리목월문학상 사업수행에 관한 협약식이 있었고 11월 11일 경주시장실에서 동리목월문학상 대표자 회의가 개최되어 문학상 운영과 진행을 점검하는 모임을 가졌다.

참석자는 경주시장, 경주시의회 의장,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장, 한국작가회의 의장, 한수원월성원자력본부장,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등이었다.

이미 실시되고 있던 2개의 문학상을 통합한 동리문학상은 이번이 11회, 목월문학상은 1회 이며 동리문학상의 이제하 소설가는 1937년 경남 함양 출생으로 ‘현대문학’,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 소설로 등단했고 목월문학상 허영자 시인은 1938년 경남 함양 출생으로 ‘현대문학’에 시인으로 등단, 많은 활동을 펼쳐왔다.

심사평에서는 “소설 ‘능라도에서 생긴 일’은 도시에 사는 익명의 개인들이 앓고 있는 독특한 병리현상을 우화적 기법으로 그려낸 점”을 높이 평가했으며 “시집 ‘은의 무게만큼’은 말수가 적은 압축되고 간결한 시풍이 목월선생의 시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살폈다”고 했다.

↑↑ 동리문학상-이제하 소설가
ⓒ 경주신문
이제하 소설가는 수상소감에서 “소설을 쓰면서부터 감동과 일깨움으로 그 작품들을 사숙했던 스승의 이름으로 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중략) 어느 평자가 동리선생의 작품세계를 두고 ‘허무에의 의지’ 라는 말로 요약한 것을 읽은 적이 있지만 이 ‘의지’라는 용어는 이런 난국에도 무난히 원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가난에의 의지’든 ‘헐벗은 자연’에의 의지든 ‘소통불능에의 의지’든 그 내용 역시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이버라는 낯선 공간도 적극 수용하고 독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다가가 폐쇄적인 그들 언어의 통로도 열어보려 애쓸 밖에 다른 방도가 실상 있을 리도 없다. 이번 수상작의 바닥에도 다분히 그런 의도가 깔려있었을 것이다. ‘황토기’, ‘무녀도’, ‘역마(驛馬’, ‘달’, ‘밀다원 시대’ 등으로 이어지면서 어려운 시대를 견디던 동리선생의 ‘의지’를 새삼 생각한다”고 했다.




↑↑ 목월문학상-허영자 시인
ⓒ 경주신문
허영자 시인은 ”나라를 잃고 우리말 우리글이 말살되던 1930년대에 시인이 되셨던 목월 선생님, 아름다운 우리말로 아름다운 시를 쓰셨던 목월선생님을 기리는 목월문학상의 제1회 수상자로 선정되었음은 저에게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전체 문단을 아우르고 편협한 계파주의를 벗어나고자 하는 이 상의 정신과 취지에 어그러짐이 없도록 앞으로 더욱 정진해 좋은 시를 쓰는 시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상의 제정을 위해 애쓰신 동리목월문학관과 큰 상금을 내어 우리나라 문학발전에 큰 기여를 해주시는 한국수력원자력(주)월성원자력본부 관계관님들께 깊이 감사를 드린다. 또한 이러한 큰 영광을 제게 안겨주신 심사위원님들께도 감사를 드린다”며 수상의 기쁨을 전했다.

모든 관계자들의 노고로 이루어낸 동리목월문학상 시상식을 축하하며 우리지역 제2의 동리, 목월선생의 출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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