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명화-카사블랑카

서유럽 문화기행(6)

경주신문 기자 / 2008년 12월 29일
공유 / URL복사
손경호(수필가·교육행정학 박사)

사실상 모로코 제1의 도시는 수도 라바트라고 하기보다는 전 세계인의 가슴에 영원한 추억으로 남는 아름다운 미항이요 무역항인 카사블랑카이다.

카사블랑카는 스페인어로 ‘하얀집’이란 뜻이 담긴 말이다.
대서양 연안에위치한 인구 300만의 도시로 50대 이상의 세계인이라면 누구나 감동깊게 보았던 ‘카사블랑카’란 영화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탕헤르에서 모로코의 고대도시 페스로 가는 버스 칸마다 ‘카사블랑카’ 영화가 상영되어 잃어버렸던 추억이 되살아올라 여행이 더욱 즐거웠다.

1943년 미국 워너브러더스가 제작한 흑백영화로 스토리도 흥미롭고 박진감 넘치는 화면에 푹 빠지게 된다.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1940년 파리가 독일군대의 수중에 들어가자 북아프리카의 프랑스령 모로코의 항구도시 카사블랑카에는 망명객과 나치에 항거하는 애국투사, 피난민, 각국 스파이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이들이 드나드는 ‘카페 아메리카’의 주인 리크(험프리 보가트)는 의협심이 강한 미국인이다. 반나치 투쟁의 거물 빅터 라플로도 자기 아내 일자(잉그릿트 버그만)와 함께 이곳에 잠입해 미국으로 탈출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으며 나치스 독일의 비밀경찰인 게스타포가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뒤쫓고 있다.

파리 시절의 옛 애인 일자를 자기 가게에서 우연히 발견한 리크는 순간 착잡한 순간에 빠지지만 사랑하는 일자의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리크가 마련해 준 여권으로 비행기 트랩에 오르는 라를로와 그의 아내의 눈에는 누물이 괴여있었다. 곧 추격해오는 게스타포의 한 소령 장교는 리크에게 사살되고 라를로 부부를 태운 비행기는 리스본을 향해 밤하늘을 날아간다.

그 당시 세기의 명배우, 참신하고 청아한 잉그릿트 버그만과 건장하고 품위있는 험프리 보가트의 멋있는 모습이 다시 감명스럽고 이 한편의 영화 ‘카사블랑카’가 전 세계에 알려졌고 지금도 미국에서 6시간이면 대서양을 건널 수 있는 천혜의 미항 카사블랑카에는 유럽과 미주인들의 관광객 수가 많아지고 있다.

모로코 최대 국제공항이며 아프리카 북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로 상공업의 수출항이요 밤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해서 밤 문화는 세계 어느 도시 못잖게 낭만과 여유가 넘치는 국제항이다.

옛 아랍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근대적인 프랑스식의 도시 계획에 의해 건설된 현 시가지는 눈이 부시도록 화려한 하얀색 건물들이 도시의 조화를 이루고 이슬람교 중심의 도시화가 참 매력적이며 이색적이기도 하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