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훈의 1대간 9정맥
아! 그리운 금강산아
경주신문 기자 / 2009년 03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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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의 백두대간은 마무리 했지만 북쪽은 갈 수 없는 현실이라 친목회에서 금강산을 간다하니 마루금인 비로봉은 올라갈 수 없지만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2002년 8월 5일 설봉호를 타고 출발해 군사분계선을 넘어간다는 방송과 함께 군사분계선과 휴전선이 뚜렷이 보인다. 16시 30분 장전항에 도착하여 입북심사장에서 간단히 수속을 마치고 버스를 탄다.
길 양쪽은 철조망이 쳐져있고 북한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로 통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군인들이 지키고 있으며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북녘동포들의 모습도 보인다.
10달러를 주고 금강산 온천에 들어가니 물은 깨끗하고 주위의 경치가 비경을 자랑한다. 다음날 일행들은 구룡연으로 가고 이상명 선생과 필자만 담당자에게 부탁을 해서 금강산 제일의 명승지요, 산악미를 대표하는 만물상으로 간다. 그런데 차 안에는 대부분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네들로 만물상 전체를 돌아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금강산 초대소를 지나니 아름드리 미인송(금강송)들이 꿋꿋한 기상을 자랑하며 하늘높이 치솟아 있다. 예로부터 금강산 1만2000봉을 보기 전에는 산수의 아름다움을 논하지 말라고 했듯이 경관이 빼어난 산으로서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와 차원을 달리하는 이상향 또는 불교적 성지나 신선이 사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 이렇듯 민족의 영산으로서 신앙적 동경의 대상이었던 금강산은 예술가들이 시나 그림으로 표현하기에 아주 적절한 소재였다.
백두대간 줄기에 자리 잡은 이산은 강원도 고성군과 금강군, 통천군 등 3개의 군에 걸쳐 있으며, 주봉인 비로봉(1639m)을 중심으로 금강산은 외금강, 내금강, 해금강으로 구분한다.
외금강은 산세가 웅장해 남성적이며 내금강은 산세가 수려하고 우아한 것이 여성적이고 해금강은 외금강의 산줄기가 동해쪽으로 뻗어나가 바다의 금강을 이루고 있다.
또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는 금강산,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진 계곡과 산봉우리에 흰구름과 안개가 감돌아 마치 신선과 선녀가 사는 산이라 해서 봉래산이라 한다.
가을에는 단풍으로 온 산이 붉게 물들어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입는다 하여 풍악산이라 하며, 겨울에는 흰눈에 덮인 고목들과 바위들의 모습이 마치 뼈와 같다고 해서 개골산이라 하는데 이처럼 계절에 따라 이름을 달리한다.
온정리에서 온정천을 따라 서쪽으로 한하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온정령에 이르는데 이 사이가 금강산 제일의 경승지라고 하는 만물상 구역이다. 온정천 왼쪽으로 상관음봉, 중관음봉, 하관음봉이 있고, 오른쪽에는 수정봉과 문수봉인데 이 산봉우리 사이에 이루어진 계곡이 한하계로 아침 저녁으로 찬 안개가 낀 골짜기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곰바위를 지나다보면 까마득한 암벽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앞발을 뻗치고 목을 쭉 빼든 채 골짜기를 내려다보는 모습이 꼭 곰을 닮았으며 곰이 내려다보는 곳은 문주담이다.
다시 관음폭포를 지나는데 관음연봉에서 흘러내리는 폭포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비가 많이 와서 엄청난 수량을 자랑하며, 폭포의 길이는 37m이고 폭은 4m에 달한다고 한다.
다음은 육화암(눈꽃바위)이다. 상관음봉 줄기의 바위벽은 길이가 100m나 되며 모양이 삐쭉삐쭉하며 색이 희어서 달빛 아래에서는 틀림없이 육각형의 눈꽃송이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비가 많이 와서 물이 흘러내리는데 이처럼 철에 따라 폭포로 나타나는 것을 계절폭포라 하며 육화폭포는 금강산에서 가장 큰 계절폭포 중에 하나로 지금 멋진 장관을 유감없이 자랑하고 있다. 육화암에서 한하계는 끝이 나고 그 상류는 만상계이다.
육화암에서 약 2km 되는 지점에 이르면 만상정으로 주차장과 휴게소가 있는 만물상의 관문이 되는 셈이다. 여기서 계속 찻길을 따라 2km쯤 더 오르면 온정령 고갯마루가 나오며, 이곳은 해발이 615m로 온정령 백여섯 굽이 가운데 일흔일곱 번째 굽이이며, 차는 서서히 주차장에 멈추어 서니 9시 30분 만물상 등산로 입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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