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륜사 추정 명문기와 발견

국립경주박물관, 경주공고 배수시설 공사과정에서

경주신문 기자 / 2009년 03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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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신문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경주공업고등학교의 배수 시설 설치 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유물들 가운데 흥륜사(興輪寺)로 추정되는 명문을 새긴 수키와편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수키와편의 볼록한 등에 ‘□(王?)興□’라는 명문이 세로로 남아 있는데 신라 최초의 사찰인 흥륜사와 관련되는 것으로 보여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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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박물관 측은 10.7cm×5.7cm 크기의 수키와편에 새겨진 ‘興’자는 최근 발굴 조사된 부여 왕흥사지에서 출토된 ‘興’자와도 거의 동일하며 ‘興’자의 위아래에 쓴 글자는 극히 일부분만 남아 있어 정확한 판독은 어려우나 윗글자의 경우 아래 부분이 ‘ㅗ' 형태로 남아 있어 ‘王’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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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王’자가 맞다면 ‘王興’으로 읽을 수 있으며, 진흥왕이 ‘大王興輪寺’라는 이름을 내렸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으로 보아 ‘興輪寺’를 가리키는 명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그동안 진흥왕 5년(544년) 완성된 신라 최초의 사찰인 흥륜사(興輪寺)의 정확한 위치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 왔다.

현재의 ‘흥륜사’(경주공고 남쪽 800m, 사적 15호)가 있는 곳으로 추정하는 견해와 지금의 경주공고 자리로 추정하는 견해가 그것이다.

경주박물관은 “이번 배수 시설 설치 공사에 따른 발굴조사에서 신라~통일신라시대의 건물터와 흥륜사로 추정되는 명문 기와편이 확인됨으로써 흥륜사의 위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확보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주박물관 측은 “이번에 발견된 명문 기와편은 발굴 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것이 아니라 배수시설 공사를 위해 굴토하여 쌓아 놓은 흙더미에서 수습한 것이어 아쉬움을 더한다. 한편 수습 과정에서 ‘…□寺’명 암키와편(10.5cm×10.7cm)도 발견되었으나, ‘寺’자의 윗 글자는 잘 판독되지 않는다. 하지만 ‘輪’자로 보이지는 않고 ‘興’자일 가능성이 있어 삼국유사에 기록된 영흥사(永興寺)와의 관련성이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주박물관 측은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경주공고 부지 전체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에 따라 사적 지정 등의 보존 여부가 결정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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