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태극마크를 달 때 까지

권민수 기자 / 2009년 08월 17일
공유 / URL복사
ⓒ 경주신문


격전의 장. 그 앞에 선 어린소년들의 검게 탄 얼굴엔 두 개의 유리알이 빛나고 있다.

바라보고 있다. 두 눈이. 팽팽하게 당겨진 활처럼 몸의 근육을 수축시키고 태양을 쪼개는 호각소리에 심장의 피는 터질듯이 온몸을 돌아 발끝에서 터진다.

달린다. 빛으로 몸을 가리고 바람에 몸을 실어 푸른 대지를 달려간다.

지난 시간의 눈물과 땀으로 채워진 37개의 다이아몬드가 빛나는 내 청춘의 꿈을 향해.

터진다. 발등에서 터져나간 원구는 대기를 뚤고 사각형의 은빛 망사에 휘돌아 감긴다.

하늘을 날고 있다. 심장은 이미 멈춰 버렸다. 소리의 바다에 빠져 버린 나의 시선은 멀리 관중석으로 향한다.

아! 내 어머니가 웃고 있다. 나는 오늘도 내일도 이 자리에서 저곳을 볼 것이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 때 까지.

사진은 지난 5일 개막한 ‘2009 화랑대기 전국초등학교 축구대회’의 개막전에서 제주의 북천초교축구팀과 서울의 삼선초교축구팀이 격전을 벌이고 있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