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향기를 그리다

황혼의 궤적

조영미 기자 / 2009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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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신문


깊어가는 가을 세월의 흔적을 담은 '황혼의 궤적'전이 지난 17일 부터 23일까지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청년시절 경주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던 세명의 화우가 고희를 넘어 다시만나 그들의 열정을 쏟은 점에 의미가 깊은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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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작가의 전시취지 및 작품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전시취지에 대해 조필제선생은 " 서울,대구,경주에서 각자 활동을 하고 있지만 어릴 때 그림그리던 옛 향수의 기억으로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황혼의 궤적에 대해 손용호선생은 " 각자 다른 삶을 살아오면서도 항상 주위에는 그림과 함께 했으며 그 흔적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박진수선생은 " 마치 고전영화같은 낭만과 향수를 느끼게 하는 제목으로 우리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 보는 시간을 의미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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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감과 후배들에게 조필제선생은 " 지금까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붓을 놓지 않고 지금의 나이가 되어서도 작품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진수 선생은 "상당히 기쁘다. 젊을 때의 느낌과는 다르지만 공통점은 '즐거움.즐거운 작업'이다. 본질적인 기쁨이 개입되었기에 칠순이 되어도 여전히 기쁜 것이다.
기쁨의 주기는 계속되어도 밀도가 깊을 수 있다. 그래서 기쁘기에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손용호선생은" 바쁜 사업관계로 작품활동을 꾸준히 해왔던 것이 아니어서 사실상 내겐 후배라는 개념은 없다. 단지 그림에 대한 내 열정을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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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제선생은 전시회에 대해" 정해진 계획은 없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다시 이 친구들과 전시를 하고싶다. 이 전시를 계기로 그동안 하고싶었던 작품을 더 연구할 것이다.

유년시절 기억하고 있는 안압지 주변의 보리밭에는 차마 흉내낼 수 없는 바람과 향기가 있었다. 평면그림에는 표현하기 어려운 바람과 향기를 느끼게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군더더기 없이 단호한 작품 속 이야기가 황혼에서 바라보는 삶의 깊이와 혜안이 엿보였다. 작품과 꼭 닮은 세 작가의 만남이 지속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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