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의 작품 배경지를 찾아가는 문학기행
소설 ‘등신불’, '역마‘ 의 원류를 찾아
손익영 기자 / 2010년 0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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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리 선생 추모 15주년을 기념해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회장 장윤익)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생들과 소산 박대성 화백 부부를 비롯해 일반 시민 등 90여명이 참가했다.
아침 8시 국립경주박물관 주차장을 출발해 오전 11시경 경남 사천 다솔사에 도착, 주지 혜운스님의 안내를 받으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있는 적멸보궁을 비롯한 사찰을 관람했다.
다솔사(주지 혜운스님)는 신라 지증왕(503년) 때 연기조사가 창건한 이래 자장율사, 의상대사, 도선국사, 나옹선사 등 우리 불교문화의 큰 스님들이 수행정진한 곳이다.
소나무와 편백나무, 상수리나무 등 숲으로 우거진 오솔길은 일제 말기 다솔사에 몰려들었던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수없이 오가며 울분을 달래며 독립운동을 구상하고 예술인들은 작품을 창작했던 곳이다.
안심료는 만해 한용운이 독립선언서의 초안을 작성한 곳이며 김동리는 일본 경찰에 쫒겨 이곳에 은신하던 백씨 김범부를 찾아와 머물다 만해와 범부의 ‘분신공양’에 대한 대화를 들으며 모티브를 얻고 후에 이곳에서 소설 ‘등신불’을 집필하게 된다.
동리목월기념사업회 장윤익 회장은 혜운 다솔사 주지스님에게 김동리의 사진 2점을 전달했다.
점심 식사 후 경남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에 위치한 이병주 문학관을 찾았다.
이병주문학관(관장 최증수)은 2008년 4월, 2992㎡의 대지에 504.24㎡의 연면적 규모로 세워진 2층 건물로, 전시실과 강당 및 창작실을 갖추고 있다.
전시실에는 연대기 순서로 따라가며 작가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도록, 관련 유품과 작품 등이 소개글과 함께 전시돼 있다. 원형으로 구성되어 있는 전시실의 내용을 따라가 보면, 부산‘국제신보’주필 겸 편집국장을 역임하던 때의 언론인 이병주의 모습과 마흔네 살 늦깎이로 작가의 길에 들어선 후 타계할 때까지 27년 동안 한 달 평균 1천여 매를 써내는 초인적인 집필활동을 보여준 작가 이병주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그가 ‘기록자로서의 소설가’, ‘증언자로서의 소설가’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대표작인 ‘지리산’의 한 장면을 모형으로 만든 디오라마와 작가가 원고를 집필하고 있는 모습의 디오라마, 그리고 영상 자료들이 함께 있어 더욱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이어 김동리의 소설 ‘역마’의 배경지 ‘화개장터’와 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배경지 최참판댁(평사리문학관)을 방문한다.
최참판댁은 조선후기 영남지역의 전형적 양반가옥으로 건축해 실생활이 가능한 공간으로 복원해 문학과 문화의 장으로 실현시켰다.
또한 ‘평사리문학관’은 ‘토지’와 박경리 선생을 기념하는 동시에 지리산을 배경으로 했던 문학작품 소개를 하고 있으며 한옥체험백일장, 토지문학제 등 꾸준한 문학행사를 개최하고 김동리의 역마를 비롯해 하동 관련 문학작품을 수집·전시·보존하는 등 작가의 끊임없는 애정과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까지 경주지역의 김동리 작품 배경지를 찾던 문학기행에서 타 지역의 작품 배경지를 찾는 이번 문학기행은 참가인들로부터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작품 배경지를 여유 있게 해설을 들으면서 저렴하게 찾을 수 있는 여행코스로 좋은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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