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소나무에 매료되다”
명사초청 특별강연회-‘배병우와 소나무 사진’
손익영 기자 / 2010년 07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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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우는 수묵화와 같은 소나무 사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세계적인 작가이다.
전라남도 여수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 2009년에는 ‘옥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대학을 졸업하던 1971년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 그의 이름을 알리게 한 소나무 사진은 1984년부터 찍기 시작했다. 경주를 돌아보다 남산과 등이 굽고 키가 크지 않은 왕릉의 소나무에 매료됐다.
경주의 소나무 숲에 들어서면 삶의 그윽함과 깊이를 느끼게 된다고 했다. 그가 찍은 소나무 사진 한 장은 영국의 팝 가수 엘튼 존이 런던 로열아카데미 사진시장에서 1만5000파운드(약 2820만원)에 구입해 화제가 됐다.
2006년 동양의 사진작가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티션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이래 스페인 정부의 의뢰를 받아 세계문화유산인 알함브라 궁전의 정원을 2년간 촬영하는 등 세계무대에서 주목 받고 있는 그는 90년대 이후 국내 사진계가 급팽창하게 이르게 한 주역이기도 하다.
삼성문화재단의 의뢰로 종묘와 창덕궁의 4계를 2년에 걸쳐 찍기도 했다.
그는 사진이 단순한 재현의 도구에서 벗어나 예술적 표현도구로 인식되게 함으로써 다양한 확산을 이루도록 하는 데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그는 사진작가가 아니라 예술가임을 자처하며 “카메라는 기자에게는 전달도구이지만 작가에게는 붓이다. 그 붓으로 무엇을 그리는가 하는 것이다. 카메라 기술만 좋다고 모두 다 사진가는 아니다. 나는 예술가이지 사진가가 아니다. 사진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감성을 빛으로 표현하는 도구일 뿐이다.”며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었던 소나무 사진들은 “기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잘 맞아떨어지게 찍혔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최근 5년간은 자신을 모방하는 사람들이 경주 소나무 숲을 너무 많이 지키고 있어 경주에 올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젠 올 수 있다. 그리고 평생 오게 될 것이다. 소나무로 전 세계를 여행하게 됐고 앞으로도 여행 다닐 것이다”고 경주에 대한 애착과 사진작가로서의 삶을 피력했다.
소나무 외에도 자연을 독특한 시각에서 담아낸 하늘, 바다, 능선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과 부석사, 종묘, 창덕궁, 그리고 알람브라, 앙코르와트 등 문화유산에 투영된 작가의 내면의식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요즘 제주의 오름을 주제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이번 경주에 오기 전에는 시칠리섬에서 2주간 머물며 카메라에 담았다고 전했다.
최근 1982년 첫 개인전 이후 20대 시절의 마라도ㆍ바다 사진을 비롯해 작가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소나무 시리즈, 프로젝트 형식으로 작업한 종묘와 창덕궁,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 타히티 사진 등 다양한 작업을 소개하는 책 ‘빛으로 그린 그림’(컬처북스 펴냄)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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