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소나무에 매료되다”

명사초청 특별강연회-‘배병우와 소나무 사진’

손익영 기자 / 2010년 07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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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지난 26일 오후 2시 미술관 강당에서 ‘배병우와 소나무 사진’이라는 주제로 서울예대 사진과 배병우 교수를 초청해 ‘명사초청 특별강연회’를 개최했다.

배병우는 수묵화와 같은 소나무 사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세계적인 작가이다.
전라남도 여수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 2009년에는 ‘옥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대학을 졸업하던 1971년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 그의 이름을 알리게 한 소나무 사진은 1984년부터 찍기 시작했다. 경주를 돌아보다 남산과 등이 굽고 키가 크지 않은 왕릉의 소나무에 매료됐다.

경주의 소나무 숲에 들어서면 삶의 그윽함과 깊이를 느끼게 된다고 했다. 그가 찍은 소나무 사진 한 장은 영국의 팝 가수 엘튼 존이 런던 로열아카데미 사진시장에서 1만5000파운드(약 2820만원)에 구입해 화제가 됐다.

2006년 동양의 사진작가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티션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이래 스페인 정부의 의뢰를 받아 세계문화유산인 알함브라 궁전의 정원을 2년간 촬영하는 등 세계무대에서 주목 받고 있는 그는 90년대 이후 국내 사진계가 급팽창하게 이르게 한 주역이기도 하다.

삼성문화재단의 의뢰로 종묘와 창덕궁의 4계를 2년에 걸쳐 찍기도 했다.
그는 사진이 단순한 재현의 도구에서 벗어나 예술적 표현도구로 인식되게 함으로써 다양한 확산을 이루도록 하는 데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그는 사진작가가 아니라 예술가임을 자처하며 “카메라는 기자에게는 전달도구이지만 작가에게는 붓이다. 그 붓으로 무엇을 그리는가 하는 것이다. 카메라 기술만 좋다고 모두 다 사진가는 아니다. 나는 예술가이지 사진가가 아니다. 사진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감성을 빛으로 표현하는 도구일 뿐이다.”며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었던 소나무 사진들은 “기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잘 맞아떨어지게 찍혔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최근 5년간은 자신을 모방하는 사람들이 경주 소나무 숲을 너무 많이 지키고 있어 경주에 올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젠 올 수 있다. 그리고 평생 오게 될 것이다. 소나무로 전 세계를 여행하게 됐고 앞으로도 여행 다닐 것이다”고 경주에 대한 애착과 사진작가로서의 삶을 피력했다.

소나무 외에도 자연을 독특한 시각에서 담아낸 하늘, 바다, 능선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과 부석사, 종묘, 창덕궁, 그리고 알람브라, 앙코르와트 등 문화유산에 투영된 작가의 내면의식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요즘 제주의 오름을 주제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이번 경주에 오기 전에는 시칠리섬에서 2주간 머물며 카메라에 담았다고 전했다.


최근 1982년 첫 개인전 이후 20대 시절의 마라도ㆍ바다 사진을 비롯해 작가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소나무 시리즈, 프로젝트 형식으로 작업한 종묘와 창덕궁,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 타히티 사진 등 다양한 작업을 소개하는 책 ‘빛으로 그린 그림’(컬처북스 펴냄)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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