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민영화 귀로에 선 개발공사

매각 대상, 자산 가치 4800억원 규모

이성주 기자 / 2010년 0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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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대상, 자산 가치 4800억원 규모
부동산 경기침체 민간투자 나설지 미지수
시, 경북도가 매입하고 경주시가 관리 기대


ⓒ (주)경주신문사
경북관광개발공사(이하 개발공사)가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추진에 따라 민영화 추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는 11월까지 민영화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와 개발공사 내에서도 불만이 많다. 특히 자산가치 감정결과 48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민간투자자가 쉽게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개발공사는?=1975년 8월 경주관광개발공사로 출발, 경북북부 유교문화권 관광자원 개발을 추가해 1999년 10월 확대 개편, 경북관광개발공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기구는 1본부 2처 1지사 2실 14팀에 현재 일반직 90명, 계약직 55명 등 14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보문관광단지 개발관리와 감포해양관광단지 개발추진, 안동문화관광단지 개발을 맡고 있다.

자산은 토지와 건물, 골프장 등 총2568억원, 차입금은 938억원(관광진흥개발기금 506억원, 일반차입금 432억원), 자본금은 221억원(현물출자 188억원, KTO현금출자 33억원)이다.

▶민영화 추진 어떻게=공공기관위원회는 2008년 8월 개발공사 소유의 골프장과 관광단지 운영 등을 민간이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26일 이사회와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매각방침이 결정되고 5월 예일회계법인을 매각자문사로 선정, 자산(올해 1월) 및 기업 감정평가(5월)를 끝냈다. 그리고 이달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11월 말까지 민영화를 한다는 계획이다.

▶매각대상은?=보문휴양관광단지와 감포해양관광단지, 안동문화관광단지가 매각대상이다.
보문휴양관광단지 토지와 녹지 등 144만8525㎡와 보문골프장 75만2707㎡(18홀 대중골프장), 육부촌, 보문상가, 공공시설물 등이 대상이다.

감포해양관광단지는 중심시설지구 토지 21필지 40만601㎡와 미조성 토지 194만9886㎡(부지매입 84% 진행). 안동문화관광단지는 관광시설지구 14만6835㎡와 녹지 45만1664㎡. 대중골프장 부지 102만6751㎡(18홀, 부지매입 및 사업인가 완료)와 유교문화체험센터(지하 1층 지상3층, 연면적 1만4650㎡, 사업비 511억원 규모) 등이다.

▶변신하는 보문단지=민영화 추진에도 불구하고 개발공사는 보문단지 활성화를 위한 리노베이션(기존 건축물을 헐지 않고 개보수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리모델링과 리폼 등과 비슷하게 쓰이지만 가장 넓은 의미의 건축용어로 건축법규에 따른 증·개축, 대수선, 용도 변경까지포함한다)에 들어갔다.

올해 96억원을 들여 보문로 탐방로를 정비하고(35억원), 공연장 객석(2000석 규모)을 갖춘 보문호 수상공연장 설치(50억원)에 들어간다. 그리고 보문로 순환 모노레일 설치를 위해 현재 사업자를 선정 중이다. 또 수상 멀티디어쇼 공연시설에 필요한 160억원은 민간투자로 조달할 계획이다.

▶민영화 문제는 없는가?=정부의 방침에 따라 민영화가 추진되지만 개발공사 측은 민영화 시 기존 관광단지 개발사업과 시설물 유지관리의 공공성 훼손과 지역의 관광인프라 확충이 곤란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보유자산이 대부분 관광시설용 토지로 매각 중에 있으나 부진한 상태로 무리하게 추진 시 헐값에 매각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또 노사협의를 통한 고용승계 등 직원 고용보장 문제도 해소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는=보문관광단지 조성당시 IBRD자금을 차입해 경주시민의 땅을 헐값으로 매입하고 단지 내 부지를 매각해 수익금으로 상환했다. 그동안 오른 땅값으로 빚을 갚은 것이다.

지난 1998년도 2차 공기업 민영화 및 경영혁신 계획 시 골프장을 매각하고 한국관광공사에 통폐합을 추진했으나 지역사회의 반대로 무산되고 경주관광개발공사에서 경북관광개발공사로 확대 개편하는데 그친 바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에서는 지역에서 유일한 관광전문 공기업 청산에 따른 반대여론이 확산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개발공사 측의 생각은?=개발공사 측은 민영화 보다는 지방관광 활성화를 위해 경북도에서 인수해 지방공사화를 기대하고 있다. 만일 이도 여의치 않으면 추진 중인 사업의 완공연도인 2015년까지 민영화를 연기해 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가능성은=경주시는 매각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 상태로 유지하느냐, 아니면 민영화가 안 되면 기관(경북도나 경주시)이 투입되느냐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보문단지를 비롯한 매각 대상이 공공부분이 많아 민간에 매각될 경우 유지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입찰공고를 할 때 공공성 분야를 강조해 줄 것을 요구했다”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민간 투자자가 쉽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경북도다. 시는 경북도가 매입해 관리권을 경주시에 주는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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