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되기 전에 돌봐야 할 내 안의 공터가 …”
'우화의 시간' 황영선 시인
손익영 기자 / 2010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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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편지를 읽는 저녁’, ‘고독’, ‘그의 하루’, ‘풋살구 같은 슬픔’ 등 63편의 시에 ‘쓸쓸함의 등 뒤에 묻어 있는 슬픔’이란 주제로 조명제 시인의 작품해설로 엮어져 있는 ‘우화의 시간’에서 “가슴에 먹먹한 울음주머니가 있다. 몸과 마음이 아귀가 맞지 않아 덜거덕거리는 일상 속에서 허무의 집을 지었다가는 부수고 부수었다가는 다시 또 짓는다. 마음이 초라해질 때마다 아직은 견딜 만한지 묻고 또 물으며 무사히 여기까지 왔다”며 책머리에 시인의 변을 담고 있다.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1997년 ‘시문학’으로 등단, 제2회 평사리문학대상 수필부문 당선과 2006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부문으로 당선한 황시인은 경주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며 ‘문맥’과 ‘행단’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시인은 언제보아도 조용하고 묵직한 사람이다. 믿음직하고 부드러운 인상의 외모지만 안으로는 늘 뜨거운 불꽃이 활활 타고 있는 참대처럼 늘 푸른 사람이다”라고 문단 대 선배 이근식 시인은 말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간절하게 말을 걸고 싶지만, 나는 아직 말문을 틔우는 게 참 서툴다. 시가 그렇고 사람이 그렇다. 내부가 편안한 집처럼 좋은 글 한 편 빚고 싶다”며 “가벼워지고 싶어서 눅눅한 시편들을 햇살 아래 내어놓는다. 많이 부끄럽다. 폐허가 되기 전에 돌봐야 할 내 안의 공터가 너무 큼을 느낀다”고 시인은 독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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