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카쇼 원연주식회사/방문기(상)

빈촌 탈피를 위해 방폐장 유치한 로카쇼무라의 희망있는 변화

김성웅 기자 / 2010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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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에서 가장 가난한 빈촌을 벗어나기 위한 지역 주민들의 선택이 지역의 미래를 바꾸었다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로카쇼무라는 이제 더 이상 인구가 줄지 않는다. 차라리 이곳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농업도 산업도 뿌리를 내리기 힘들던 척박한 땅이 기회의 땅으로 쓸모있는 변천하는 과정을 현지 시찰로 되짚어 본다.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한 원폭 피해국이면서도 원자력 기술 확보에 대단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나라다.

일본 본토 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아오모리현 로카쇼촌은 동경 북방 700km, 혼슈 최북단의 임해지역으로 경제대국 일본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매우 낙후된 지역이었다.
이 때문에 역대 아오모리현 지도층들은 로카쇼촌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로카쇼무라는 70년대 초 석유비축기지와 석유를 이용한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무쯔오가와라’ 개발 프로젝트를 유치해 지역발전을 꽤했으나 1973년 세계 석유 파동으로 석유 콤비나이트 개발 계획이 대폭 축소돼 대안으로 원자연료사이클 유치가 모색됐다.

로카쇼무라의 원자연료사이클 유치는 실질적으로는 1984년부터 논의가 시작돼 1992년까지 8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경주방폐장을 선정하는데는 18년이란 시간과 국론분열 등 엄청난 후유증을 겪었다.

로카쇼촌 역시 이 과정에서 초창기 주민들의 찬반이 크게 엇갈렸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됐다.

아오모리현과 로카쇼촌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후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 등 홍보활동과 여론집약 과정을 걸쳐 1985년에 로카쇼촌 지방의회에서 원자력시설 유치를 최종 결정했다.

주민반대에도 아오모리현과 의회가 찬성하면서 주민들을 설득하고 관련 전력회사가 직접 주민들을 만나 이해와 교육에 나섰으며 대규모 선진지역 시찰과 원전시설 견학이 추진됐다.

이일대 주민 3000여명이 모두 한번씩은 해외시찰에 참여했을 정도로 수없는 시찰과 견학, 교육 프로그램이 이어졌으며 지역발전 효과와 국책사업으로서의 필요성을 이해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어 마침내 단지가 조성됐다.


■일본원연주식회사(JNFL)

같은 부지에 중·저준위수거물 처분시설을 건설해 1992년부터 운영중이다.

중저준위수거물의 최종 처분 용량은 300만 드럼 규모다.

1단계 약 20만 드럼의 처분을 완료했으며 현재는 2단계로 약 20만 드럼을 처분하고 있다.

처분방식은 깊이 5m, 폭 90m, 길이 115m의 콘크리트 구조물에 수거물을 처분하는 천층처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천층처분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세우고 그 속에 수거물을 쌓고 시멘트를 채운 뒤 12 m 높이로 벤토나이트 혼합토와 흙을 덮어 처리한다.

로카쇼 원자연료사이클 시설을 운영하는 전담기관은 일본원연주식회사(JNFL)다.

1985년에 일본원연산업으로 설립돼 92년에 재처리 및 농축시설 운영기관인 JNFS와 통합됐다.

일본원연주식회사는 저준위수거물 처분시설의 건설 및 운영, 우라늄 농축시설의 건설 및 운영, 사용후연료 재처리시설의 건설 및 운영, 혼합핵연료(MOX) 제조, 우라늄, 저준위폐기물, 사용후핵연료의 운반까지 원전수거물의 모든 것을 관장하고 있다.

재처리공장, 고준위폐기물 저장시설, MOX연료공장, 우라늄농축공장, 저준위폐기물 처분시설 등의 직원이 2,000명을 넘는다.

2015년 가동을 시작하는 MOX연료공장을 제외한 다른 시설들은 모두 정상 운영되고 있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현재 중저준위방폐물 처분장 건설만 맡고 있다.

일본의 거의 모든 농어촌 지역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인구 감소와 노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

반면 로카쇼무라는 원자력시설의 입지가 결정된 1985년 이후 인구의 심각한 감소나 노령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히려 취업 기회 증가 등으로 청·장년층(35~45세)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원자연료사이클 시설 입지에 따른 1인당 주민 소득은 시설 입지 전인1970~1980년도에는 로카쇼촌이 일본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으나 1992년 시설 입지 후에는 아오모리현(縣) 보다 월등하고 일본 전체 평균과 비슷한 소득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구조 역시 1차 산업 중심에서 2차 및 3차 산업 중심으로 변화했다.

지방재정에 대한 기여도 상당하다.

로카쇼촌 총 세입액의 60%인 50억엔이 촌세인데 이 중 약 80%를 일본원전연료 주식회사에서 납부하고 있는 것.

건설기간 중 총 8700여명 중 현(縣) 주민 6500여명(75%)이 취업했고, 운영기간에도 2500명~3500여명 정도가 일본원전연료에 고용됐다.

원전연료시설을 방문하는 견학자와 관광객의 증대에 따른 지역상품 판매 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몫을 하고 있다.

일본원전연료 주식회사에 따르면 농축시설과 저준위 수거물은 92년, 고준위 수거물은 95년도에 운영을 개시했으나 현재까지 주변환경에 영향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RFS (Recyclable-Fuel Storage Company) 리사이클연료저장주식회사

사용 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 건설 및 운영 관련 부대사업을 하는 회사로 무쯔시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저준위방폐장 처분장 선정시의 극심한 주민 반대를 고려할 경우 사용 후 핵연료는 영구 처분장을 짓기 보다는 국제사회의 정책 변화를 지켜보면서 사용 후 핵연료를 일정기간 보관하는 중간저장시설이 주민반대를 극복하고 미래자원인 사용 후 핵연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RFS는 2003년 4월 무쯔시에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 입지타당성 보고서를 제출한 것을 시작으로 6월 무쯔시 의회 시설유치 표명, 7월 무쯔시장 시설입지 요청 수락, 2004년 2월 아오모리현 및 무쯔시에 시설입지 협력 요청, 2005년 10월 아오모리현 및 무쯔시 시설입지 승인 등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우리같으면 사용 후 핵연료가 들어온다고 과격한 시위와 집회가 이어졌겠지만 일본 국민들은 사용후핵연료는 폐기물이 아니라 자원이라는 열린 사고로 중잔저장시설 유치에 반대하지 않았다.

불과 2년여만에 타당성 보고서 제출에서 시작해 시설입지 승인까지 모두 완료했다.
혐오시설이 들어설때마다 환경단체의 극심한 반대와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몸살을 겪는 우리가 곱씹어볼 일이다.

이에따라 동경전력㈜과 일본원자력발전㈜는 공동출자로 2005년 11월 리사이클연료저장㈜을 설립하고 2008년 3월 시설 건설을 위한 준비공사에 착수했다.
↑↑ 일본 로카쇼 처분장 전경
ⓒ (주)경주신문사

■원연시설 입지위해 공무원·관계자들의 주민설득

이들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행사에 적극 나서서 도와주거나 특별한 이벤트를 직접 주최해 지역주민들과 화합했다
가가호호 방문으로 주민 개개인에서 방폐장시설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설명하고 주민들 설득을 최우선 과제로 풀어 나갔다.
결국 주민들은 이들에게 설득당했고 우라늄농축공장으로부터 저준위폐기물처리시설, 고준위폐기물 임시저장소가 차례로 마을로 들어왔다.
정부는 약속대로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로카쇼를 복지마을로 거듭나게 했다.
일본 정부의 노력은 방폐장 유치로 끝난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방폐장 주변을 관리하고 그 과정을 주민에게 여과없이 보여줬다.
이곳에서는 공기중의 방사선량과 농·수산물에 포함된 방사선량, 바닷물 속에 포함된 방사선량을 모니터링 한다.
모니터링 결과는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공개하며 원자력센터와 각 관공서 등에도 대형스크린을 통해 방사선수치 모니터링 결과를 알려주도록되어 있다.
이 데이터는 전문가의 분석을 덧붙여 매달 잡지형태로 발행, 지역주민들에게 발송하고 수시로 지역신문에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 같은 모니터링 시설은 방폐장시설안에 또 있다.
방폐장시설을 실제로 운영하는 업체들이 운영하는 원자력 보안검사관실이다.
이곳에서도 공기중, 농수산물, 바닷물 등을 조사해 이상 징후를 살필수 있고 같은 조사를 두 기관에서 맡는다.
이는 예산낭비로 볼수도 있지만 그만큼 안전하게 시설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일본 로카쇼 처분장
ⓒ (주)경주신문사
↑↑ 상공에서 본 로카쇼 처분장
ⓒ (주)경주신문사

■로카쇼 현지 원연 관계자들에게 구하는 조언

로카쇼에서 방페장시설 관계자들에게 경주방폐장에 대한 안전관리 조언을 당부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일본과 한국과의 처해진 상황을 설명했다.
일본은 확정된 부지에 주민설득한 더했지만 한국은 부지선정과정에서부터 진통을 겪었고 현재 운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사실도 안타까워했다.
그들은 이에 대한 해법을 정부와 방폐물관리공단이 모든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해야 방폐장 운영이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본 정부가 방사능 모니터링 결과를 인터넷에 공개해 일본 전역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로카쇼에는 주요관공서에 대형 모니터를 설치해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한국정부도 방폐장 부지에 모든 과정을 주민들에게 공개하는게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아직 우리도 매일 고민하고 있다. 성심성의를 다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주민에게 알리기 위해 적극적인 대화 방법이 최선이다”며 직접주민들을 만나 설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TV와 언론, 기관지 등을 병행해 활용하는 것도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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