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에 내려앉은 설경

폭설도 훌륭한 관광 소재, 새로운 관광자원 보이네

김성웅 기자 / 2011년 0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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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cm 이상의 폭설이 밉지만은 않다고요.”

최근 잇달아 내린 폭설이 산불예방에 많은 도움이 되면서 시청 산림과 직원들은 이번 봄 산불 걱정에서 다소 해방된 분위기다.

또한 눈이 드문 경주와 인근 지역 산악인들이 남산을 비롯한 토함산, 무장산 등 산행 코스로 몰리면서 무릎까지 빠지는 눈밭 산행에 넋을 잃고, 눈 덮인 문화재를 감상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폭설로 인한 불편함을 반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시 산림과 관계자는 “산불예방에는 비 보다는 서서히 증발하는 눈이 훨씬 낫다. 올 봄 산불예방에 한시름 놓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산불감시요원들의 고유 업무는 정상적으로 다소 여유롭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지역 산악회 회원들도 동호회 회원간 휴대폰 문자로 번개 산행을 계획하는 등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눈밭 산행에 마냥 들떠 있는 분위기로 지역 등산용품업체들은 월동장비를 다시 꺼내놓고 있다.

특히 사진 동호인들에게 눈 덮인 경주의 문화재는 최고의 촬영 소재다.
↑↑ 눈에 덮힌 양동마을
ⓒ (주)경주신문사
↑↑ 폭설로 장관을 연출하는 불국사
ⓒ (주)경주신문사

지난 15일 동부사적지 주변에는 전날 내린 눈이 노거수에 꽃을 피우자 일찌감치 사진 동호인들이 찾아 한폭의 아름다운 설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고 각 유적지에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천년신라의 ‘설국’을 감상하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오릉과 대릉원 등에는 눈이 쌓인 대규모 왕릉과 주위의 소나무 눈꽃이 조화를 이뤄 한폭의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첨성대에도 눈이 살포시 내려앉아 색다른 운치를 더하고 있다.

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이름 값을 하고 있는 양동마을의 기와집과 초가도 눈속에 묻혀 보는 이들이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이밖에 불국사 등 지역 주요 사찰도 눈속에 갇혀 신비감을 더해주고 있으며 보문관광단지도 도로 주변 가로수의 눈꽃과 눈덮인 호수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지역의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폭설도 지역 특성을 살려 관광자원으로 잘 이용한다면 경주의 새로운 겨울 패키지 상품이 될것이다” 며 “기상이변으로 앞으로 경주가 더 이상 눈이 드문 지역이 아닌 만큼 눈을 이용한 상품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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