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길에서 만나는 먹빛 ‘삶의 빛깔’

심관 이형수 초대전, 라우갤러리 오는 20일까지

손익영 기자 / 2011년 03월 14일
공유 / URL복사
↑↑ 삶 / 한지+먹 53.5X45.5
ⓒ (주)경주신문사
먹에 삶의 빛깔을 담는 사람, 삶을 먹으로 그리는 사람.

라우갤러리가 봄을 맞이해 심관 이형수 초대전을 개최한다.

‘삶의 빛깔’이란 주제로 지난 5일부터 열리고 있는 이형수 초대전은 이달 20일까지 노서동 라우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눈에 닿은 사물이 갖가지 빛깔로 보여도 한가지로 통하는 이치는 묘하다. 심관 이형수의 먹빛은 그 묘함을 닮았다. 세상 만물이 붓에 닿으면 먹빛이 되지만 그것이 본래의 빛깔이다. 눈에 담는 순간, 마음과 눈의 느낌에 물들어 본래의 빛은 무미해진다.

심관은 하나의 색이 세상의 모든 빛깔로 통하는 만 갈래의 중심에 있다고 본다. 그림이, 먹빛이 그러한 것이 아니겠는가. 잡다함에 가려 보여야 할 것이 보이지 않을 때 드러나야 할 것이 감추어져 있을 때 외치는 외침이 아니겠는가. 수행자의 옷에 먹물들임을 세상의 등짐이라 하지만 스스로 생각해보면 그 까닭이 더 깊지 않을까 한다. 세상의 모든 색을 담았으니 완전함이요 달리 필요치 않으니 소박함이라. 두 이치를 한 옷에 담았으니 이것이 수행의 뜻이고 먹빛의 의미가 아니겠는가. 심관을 따라 그의 그림을 여행하는 일은 유쾌하고 즐겁다.

어렵고 높아 만만치 않던 생각들이 눈높이로 펼쳐진다. 자기성찰의 고단함 없이는 얻지 못했을 귀한 풍경이다. 그 여정의 치열함이 느껴진다. 그곳에서는 훈풍이 분다. 푸른 눈매의 구도자가 걷고 있다.
이제 그의 먹빛을 따라 만 갈래의 길을 본다. 분명 그것은 하나의 길로 이어져 다시금 이 자리에 서게 될 것이다. 심관 이형수의 먹빛을 따라 봄길로 들어선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