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동 경주공고 부지, 흥륜사 터 가능성 높아
국립경주박물관 수습발굴조사보고서 발간
경주신문 기자 / 2011년 0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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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배수시설과 적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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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박물관은 지난 2008년 10월 경주시 사정동에 자리한 경주공고의 운동장 주위에 배수구를 설치하는 공사 중에 많은 유물이 출토돼 수습조사를 했다.
이 일대는 544년에 완공된 신라 최초의 사찰인 흥륜사지로 추정되는 중요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었다.
따라서 이번 조사가 비록 공사에 의해 파헤쳐진 폭 2m, 길이 183m의 긴 굴토부의 수습 조사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지역의 성격을 밝히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곳에서 수습된 토기를 분석해 이 유적일대가 본격적으로 점유되기 시작한 시기는 6세기 전반(약 520~540년)이며, 그 중심시기는 8~9세기로 추정했다. 와당의 경우에도 6세기 전반의 연화문 와당이 존재하며, 통일신라시대에 크게 유행한 세판·중판연화문 와당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학교 교정에 놓여 있는 방형초석들은 주좌 한 변의 길이가 105cm에 달하는 초대형으로, 황룡사의 목탑지와 중금당지, 강당지에서만 확인되는 가장 큰 초석군과 크기가 같았다. 황룡사의 대형건물과 비견되는 건물들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경주공고 일대에는 신라불교 초기에 건립된 대형사찰이 있었음이 분명해졌다.
이번에 수습된 ‘王(?)興’ 자가 새겨진 와편의 명문을 ‘大王興輪寺’의 일부라고 본다면, 이 사찰은 흥륜사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또 다른 ‘寺’ 자의 명문와편에 따라, 억측일 수도 있으나 영흥사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대곤 학예실장은 “유구의 존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조사가 이뤄지지 않은채 임의로 굴토가 행해진 점은 분명 잘못된 일이며,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와 관계당국의 주의가 요구된다”며 “장기적으로는 경주공고의 이전과 함께 이 일대에 대한 전면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져 지하에 묻혀있는 유적의 전모가 밝혀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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