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관광산업 활성화! 골목상권 경쟁력부터 갖춰야

경주신문 기자 / 2022년 0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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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황리단길에 대한 상세한 현황과 지속발전 가능한 방안을 제시한 첫 보고서가 발표돼 눈여겨볼만하다.

한국관광공사는 전국의 골목관광상권의 관광 및 지역상생적 중요성을 감안해 빅데이터 기반의 골목관광상권 관광역량을 심층 진단하고 그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2021년 5월부터 11월까지 전국 462개 골목상권 중 8개 골목관광상권을 선정해 심층 진단과 분석을 통해 지난 11일 ‘골목관광상권 경쟁력분석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8개 골목상권 중 경주 황리단길은 2030세대와 외지인이 주로 방문하는 ‘MZ세대 감성형’으로 분류해 관광경쟁력, 지역상생 및 거버넌스 측면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분석결과 황리단길을 찾은 관광객 수는 2021년 2분기 기준 월평균 47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9.6% 증가했다. 이 중 외지인 관광객은 33만5000명으로 전체의 71.3%를 차지했다. 이들 관광객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9점, 재방문 의사와 타인 추천 의사 모두 3.8점으로 보통보다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광객 중 20~30대 외지인 여성이 주로 찾는 상권으로 조사돼 외지의 젊은 여성에게 인기 있는 이색적 경관을 가진 매력도 높은 공간으로 조사됐다. 또 황리단길의 상점은 총 293개 가운데 외식업 72.0%, 소매업 12.3%, 서비스업이 15.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관광객은 음식·맛집 체험(30.7%)과 이색적인 골목 경관 감상(20.9%)을 위해 황리단길을 찾고 있으며, ‘카페가 밀집한 장소(19.5%), 맛집이 밀집한 장소(17.8%)라는 이미지를 주로 떠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관광객들이 황리단길을 찾는 목적과 연상하는 골목 이미지가 음식·맛집 체험, 이색적인 골목 경관에 중심이 맞춰져 있다는 조사 결과다.

다시 말해 역사문화적·자연환경적인 정체성보다는 젊은 세대가 SNS로 음식·맛집과 골목 경관 이미지를 공유·확산하면 핫플레이스가 돼 다시 이곳을 찾고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황리단길은 다른 거리의 상권과 유사한 맛집과 카페에 대한 이미지가 주가 되고 있어 황리단길만의 지역 정체성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황리단길이 주로 카페, 식당 등 외식업 위주로 상권이 구성돼있는 반면,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문화시설, 공연, 관광 상품 등이 미흡하다고 결론지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황리단길은 차별성과 정체성이 결여된 골목관광상권으로 인식되기 시작할 수 있고, 결국 관광 만족도와 재방문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특히 황리단길과 유사한 대체재가 생기면 경쟁력과 자생력은 쉽게 약화될 수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황리단길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과거와 현재의 재구성을 통해 지역의 매력을 지속·강화·확대하기 위한 특화 관광시설 조성이다. 지역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마을 조성, 전통적인 점포나 노포 발굴 등 황리단길만의 매력을 발굴해 존속·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제안이다.

또 미니 거리퍼레이드, 소규모 공연 및 이벤트, 주민 연계 협력사업 등으로 거리의 정체성을 특화해나갈 것을 추천했다. 황리단길 주변 시설을 활용한 야간관광 콘텐츠 개발과 도시재생사업 등을 통한 원도심 내 매력적인 거리 조성, 골목과 거리의 고유정체성 발굴 등도 필요한 사업으로 제시했다.

이외에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대책으로 제도적·물적 토대를 마련하고, 지역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상품기획 및 홍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여기에 이번 보고서에는 없는 또 다른 중요 과제도 있다. 바로 주변 상권인 중심상권, 전통시장과의 연계는 물론 관광산업 전반에 걸친 활성화까지 거시적인 방안 마련이 바로 그것이다. 골목관광상권이 보여줄 수 있는 가치는 이미 황리단길에서 이미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생애주기의 연장이나 재생계획이 없는 골목관광상권은 쇠퇴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황리단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기점으로 힘든 현실에 맞닥뜨린 도심상권이 되살아나고 경주 관광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야경투어나 체험 프로그램 등 도심 명소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도시의 생동감과 공간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편안하고 즐거운 관광을 뒷받침하는 각종 편의시설 확충도 빼놓을 수 없다. 결국 경주 관광산업의 미래는 골목관광상권이라는 관광자원의 고도화와 지역 내 확산, 그리고 완벽한 인프라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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