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와 봄’, 대한민국 경주에서 살고 싶다

경주신문 기자 / 2024년 0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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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말
(Yomal Darshana)
시민기자
경주는 꽃들이 많고 나무가 많고 아파트가 많고 옛 유물 유적이 많은 곳이다.

이번 봄 경주에는 거리마다 벚꽃들로 가득찼다. 10여일 밖에 피어 있지는 않았지만, 거리마다 하얀 벚꽃을 보려고 수 많은 사람들이 가득찼다. 차량의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벚꽃이 가로수로 심겨진 도로로 나왔다. 차들이 앞으로 잘 가지도 못했다. 벚꽃을 구경하기에는 좋았다. 차량 정체로 인해 차 안에서 벚꽃길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바람이 불어 꽃잎이 떨어질 때의 광경 또한 멋졌다. 

꽃비라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다. 꽃잎이 하늘에서 나무에서 떨어질 때 그 황홀함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경주시민들은 참 복이 많다고 생각된다. 집을 나서면 수많은 봄 꽃들과 마주하기 때문에......

첨성대 주변에 조성된 꽃단지에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곳 저곳에서 스마트폰으로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어린아이들, 청소년, 젊은 남녀 총각 처녀들, 화장이 짙은 중년의 아주머니들, 허리가 꼬부라진 할머니, 중절모를 쓰고 할머니를 부축하는 할아버지, 나와 같은 외국인들, 다양한 사람들이 꽃의 아름다움과 멋짐에 빠져 있다. 나도 친구들과 한쪽에서 연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각양각색의 포즈를 잡으며 스리랑카 말로 “멋지다. 재밌다. 행복하다. 경주는 아름답다”를 외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가 경주에 온지도 벌써 19년째다. 외동과 울산 등지의 공장과 화훼센터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경주에서 일해서 번 돈으로 스리랑카에 집을 3채 구입했다. 어머니와 아내가 집세를 받아서 생활을 하고 있다. 공장에 다니면서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일하면 월급을 꼬박꼬박 챙겨 주니까 그 월급을 절약해서 쓰고 나머지는 고향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경주가 좋고 대한민국이 좋다. 나는 생각해본다. “경주에 뿌리를 내리고 이곳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할 수만 있으면 고국에 있는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대한민국 경주에서 살고 싶다.

경주에 온 지 10년쯤 될 시점인 2015년 경주에서 좋은 분을 만났다. 경주시 차량등록사업소에 근무하는 팀장님이셨는데, 한국말이 서툴러 차량등록과 검사, 보험 관계되는 일을 보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내가 만난 팀장님이 아주 친절하게 정확하게 일 처리를 잘 도와주어서 어려움을 해결했다. 그 후로 경주에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찾아가 상담하고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친구들이나 동남아시아 외국인들의 어려움도 가서 이야기하면 적절하게 문제를 해결해 주어서 지금도 수시로 연락하며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묻고 일상을 공유하기도 한다.

경주가 전체적으로 깨끗한데,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좀 쓰레기가 있는 것 같다. 특히 담배꽁초나 일회용 커피 용기, 물티슈 등이 주차장 등지에서 눈에 띄어 보기가 좋지 않다. 이런 것을 좀 고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요말은 스리랑카 국적으로, 지난 2003년 11월 대한민국으로 입국해 2006년 1월부터 경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올해 본지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외국인의 시각으로 본 경주를 소개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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