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마을 심수정서 펼쳐진 이색적인 전통성인식 관·계례

오선아 기자 / 2022년 0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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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전통 관·계례 행사에 매료돼 넋을 놓고 관람하는 관광객들과 고즈넉한 분위기 속 행사를 담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사진작가들이 어우러져 마치 지역 관광상품으로도 손색없는 광경을 자아냈다. <사진>

양동마을 심수정에서는 성년의 날을 맞아 지난 14일 전통성인식 관·계례가 열렸다.
관·계례는 우리 선조들이 행하던 통과의례인 관·혼·상·제 사례 중 맨 처음 행하던 의례로 고려 광종 때 시작돼 조선 고종까지 이어졌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일상 의례 속에서 점차 사라져갔다.
이번 행사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우리 고유의 의례문화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사라져가는 관례의식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취지로 2010년부터 위덕대 양동문화연구소와 포항동도예절원, 양동마을 운영위원회가 함께 진행하고 있다.

관·계례는 남녀가 각각 성인의 나이가 될 무렵 의례를 마련함으로 성인으로서의 책무를 인식하게 하고, 가정과 사회, 국가에서의 바른 행동을 사려하는것과 동시에 모든 관계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첫 출발이다.

관례는 신상구 양동문화연구소 소장의 집례로 영빈이라는 손님을 맞이, 장관자에게 처음 관을 씌우는 의식인 시가례, 유건을 씌워주는 재가례, 갓을 씌워주는 삼가례, 수를 내리는 초례와 자를 내리는 순서로 진행됐으며, 계례는 다례의식과 비녀를 꽂는 시가례와 초례, 자 수지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관자와 계자로 경주예일고 재학생 6명이 참여했으며, 60여명의 학생들이 참관자로 자리를 함께했다.

관례의식을 치른 한승열 학생은 “우리 전통문화가 궁금했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면서 “무릎을 꿇는 자세가 가장 힘들었지만, 술을 마시는 예법 체험을 통해 진짜 성인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르신들 말씀처럼 겸손하고 수양하는 자세로 나라에 도움이 되는 어른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예일고 이지정 교사는 “학생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함으로 문화적 정체성을 고양시키고, 문화 영역에서의 창조적 생산력을 배양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난 사람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된 사람으로 깨달아 기본 원칙과 도덕적인 행위를 실천하는 학생들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의 집례자인 양동문화연구소 신상구 소장은 “학생들이 선비의 올곧음을 계승한다는 가치를 지니고 있었던 만큼, 선비의 올곧음을 체득할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앞으로 관·계례 행사가 젊은이들의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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