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곡동 야산, 귀신 조형물 설치 논란

A씨, 난개발 이유로 체험장 불허가하자 항의 차원 설치

이재욱 기자 / 2022년 07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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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감을 자아내는 조형물 10여개가 설치된 모습.

경주시 암곡동 한 야산에 귀신 모습을 한 조형물 10여개가 설치돼 혐오감을 조성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조형물이 설치된 곳은 보문단지에서 무장산 억새 군락지 등으로 넘어가는 초입으로, 유동차량이 많아 이 길을 통해 이동하는 관광객들이 설치된 조형물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해당 장소의 조형물 사진이 업로드 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찾은 현장에는 혐오감을 느낄 정도의 조형물과 함께 ‘보상이나 불법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농민이 농업발전 사업을 한다는 거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또 ‘사유지에 설치된 조형물을 훼손 시 민형사상 책임이 있다’는 안내문구도 있었다.
 
이곳에 혐오스런 조형물과 현수막을 설치한 사람은 A씨로 해당 장소의 사용자다. A씨는 지난해 해당 주소지에서 농·어촌체험장으로 조성하기 위해 경주시에 관련 허가를 신청했지만, 난개발 등의 이유로 불허가 되면서 불만의 표시로 조형물들을 설치하게 된 것.

↑↑ 암곡동으로 넘어가는 산 귀퉁이에 설치된 현수막.

A씨는 “해당 주소지가 관광농원 관련 부서는 난개발을 이유로 불허가를 냈다. 난개발을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면 바로 옆 땅의 경우 상수도보호구역인데도 펜션이 들어서있다”며 “심지어 펜션을 하기 전 관광농원으로 허가를 받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기에 주택지로 용도변경 해 펜션을 짓고 매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엄청난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귀농·귀촌을 위해 관광농원허가를 받으려는 것인데 난개발을 이유로 허가가 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A씨의 말대로 해당 장소에서 차로 조금만 이동하면 다수의 펜션이 들어서 있다.

A씨에 따르면 이곳은 관광농원으로 개발됐던 보존 녹지·보전산지·공익용 산지를 헐값에 매입해 단독주택 터로 쪼개 건축 허가를 내고 분양하고, 주택허가로 지어진 단독주택이 펜션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곳 펜션에서 사용한 물이 시민이 식수로 사용하는 덕동댐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어 지역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A씨는 “관광농원으로 허가 난 자리는 오랜 시간이 지나야 다시 용도변경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펜션들이 줄지어 있는 자리는 1년이 채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 용도변경해 사업을 하고 있다. 담당자의 재량권으로 허가가 날 수 있다고 경주시는 설명했지만, 그 재량권이 이상하게 사용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 “이제는 관광농원허가를 받느냐 못받느냐가 아니라, 경주시 공무원들의 부조리함을 알리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A씨가 관광농원으로 신청한 장소는 도로의 특성상 커브길이 많고 진입로가 언덕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교통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위치이며, 해당 장소는 계절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기 때문에 경관의 가치가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덕동호와 인접해 있고 입구에서부터 산정상까지 신청한 것이라 그 규모가 1만2000여평에 가까워 그정도의 부지를 개발허가를 내줬을 경우 산사태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허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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