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비석 29기 ‘경주읍성’으로 이전…체계적 연구·활용 필요

오선아 기자 / 2024년 0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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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공원 호림정에 위치했던 비석 29기가 최근 계림초 정문과 가까운 주차장과 연결된 경주읍성 문화관광해설사의 집 방향으로 이전됐다.

경주 황성공원 호림정에 위치했던 조선 중기 이후의 비석 29기가 최근 경주읍성 문화관광해설사의 집 방향으로 이전됐다.

그러나 비석 배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체계적인 연구와 활용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비석이 위치한 곳은 계림초 정문과 가까운 주차장과 연결된 곳이다. 해설사의 집 바로 옆에 있는 비석은 관광객들이 오가는 장소라 공간 확보가 아쉽다는 의견이 있으며,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경주시는 2017년, 조선시대 경주부 선정비 등 역사적인 비석들을 황성공원 호림정 북편에 임시로 집결시켰다.

당시 경주시 전역에서 문헌 조사와 현장 조사를 통해 확인된 비석은 대부분은 조선 중기 이후의 선정비로, 선정을 베푼 관원의 덕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확인되지 않은 비석들도 다수 존재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문화적 가치를 지닌 일부 비석들이 개인 소유이거나 후손이 단절된 경우, 유실되거나 방치되는 등 역사적 의의가 사라질 위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비림공원 추진이 논의된 바 있었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 호림정에 있던 비석 29기가 옮겨진 곳은 1차 정비가 완료된 공간으로,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해당 위치로 이전했다. 동·북성벽 215m 구간이 복원 완료되면, 현재 위치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동성벽 중간 지점으로 적절한 위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문화관광해설사 집이 관람객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 위치해 있어, 관람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로 옮기는 방안을 관광컨벤션과와 협의 중”이라면서 “아직 이 공간에 특별한 시설을 추가할 계획은 없으며, 사람들이 비석을 상시 관람할 수 있는 정도로 유지할 계획이다. 비석의 내력을 전달할 수 있도록 위치에 따른 안내 문구 작성과 번호를 매겨 안내판 설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읍성으로 옮겨진 비석들이 관광객들의 단순한 지나침이 아닌 관심을 모을 수 있도록, 비석의 내용, 업적, 스토리를 콘텐츠로 한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들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경주문화원 박임관 원장은 “황성공원 호림정 건물 뒤편에 존재감 없었던 선정비를 조선시대 주된 관가였던 경주읍성 지역으로 옮긴 것은 잘한 일이다. 이 기회에 다른 지역에 산재해 있는 비들도 모아 제대로 관리하고 연구, 보존, 활용할 수 있는 비림공원 조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림공원은 단순히 비석을 모아 전시하는 장소가 아니라, 역사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후대에 전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조선시대의 경주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교육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면서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경주읍성 정비가 제대로 완료돼 멋진 비림공원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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