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유치한 경주, 준비에 만전 기해야

이상욱 기자 / 2024년 0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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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욱 편집국장
경주시가 내년 11월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최종 선정됐다. 외교부 APEC 개최도시 선정위원회는 지난 20일 회의를 열고 경주를 비롯해 인천, 제주 등 3개 도시에 대한 심사 결과 압도적인 표를 얻은 경주를 개최지로 의결했다. 선정위원회 위원 17명 가운데 13명이 투표를 통해 경주를 선택한 것이다.

외교부 장관 주재의 APEC 준비위원회는 27일 이 같은 건의를 받아들여 최종 확정한다.

지방자치단체인 경주가 광역단체 2곳을 제치고 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신라 천년 역사를 간직한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강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실제 외교부가 20일 배포한 자료에서도 경주시는 국가 및 지역 발전 기여도, 문화·관광자원 등에서 우수성을 보유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고 했다.

경주시가 APEC이 지향하는 포용적 성장과 정부 국정철학인 지방균형발전을 극대화할 수 있고, 신라 천년의 문화를 보유한 역사문화관광도시임을 강조한 것이 이번 심사에서 주효했다.

경주가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선정된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곳곳에서 축하 현수막을 내거는 등 자축하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참으로 축하할 일이다.

APEC 정상회의는 내년 11월 열린다. APEC 정상회의는 미·일·러·중 세계 4강을 비롯해 태평양 연안 21개국 정상과 각료, 언론인 등 6000여명 이상 방문하는 매머드급 국제행사다. 참가 21개국 인구는 약 30억만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40%에 해당하며, GDP는 61.5%, 교역량은 50.4%를 육박하는 세계 최대 경제협력체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부산에 이어 2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내년 정상회의는 역사문화의 보고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경주의 역사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경북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정상회의 개최로 972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4654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7908명의 취업 유발 효과 등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경주가 국내와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대감은 더욱 높다.

정상회의가 열릴 보문관광단지는 5성급 호텔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 등 회의 시설이 일정 수준 갖춰져 있다. 회의장과 숙박시설, 전시장 등이 3분 이내 거리에 모든 인프라가 집적돼있어 원활한 회의 진행이 가능하다. 특히 정상경호와 보안 측면에서도 최적의 장소다. 대구국제공항과 김해·포항경주공항, 울산공항도 50분대 거리에 있어 정상들의 이동에도 무리가 없다.

게다가 울산공항을 제외한 3개 공항이 민간·군사공항이어서 의전과 경호에 있어 최적의 상황을 구현할 것이다.

특히 도심에 산재한 왕릉과 동부사적지, 불국사를 비롯한 역사를 간직한 찬란한 유적지들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내년 APEC 정상회의 개최까지는 이제 1년 4개월 정도 남았다. 분명 축하할 일이지만 앞으로의 준비 기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회의인 만큼 주 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정비를 비롯해 전시관 증축사업 등도 마무리해야 한다. 또 보문관광단지 전역에 대한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 정상과 각료 등이 머물 숙소 역시 보완해야 한다. 철저한 준비를 위한 시간은 결코 넉넉하지 않다.

성공적인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경북도와 경주시의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경주는 지난해 9월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100만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서명운동 전개 결과 불과 85일 만에 25만 경주인구 보다 약 6배 많은 146만3874명이 서명하면서 경주시민, 경북도민을 넘어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경주시민들의 유치 염원이 이뤄낸 결과였다.

이 같은 시민 염원은 이제 정상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손님들을 친절하게 맞이할 수 있는 선진 시민의식으로 전환돼야 할 때다. 천년고도의 역사문화에 걸맞은 시민의식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 기간 마음 졸이며 유치에 성공한 만큼 전 시민들이 지혜를 모아 정상회의 성공개최를 이끌어야 한다.

경주가 단순 과거 수학여행이나 신혼여행지의 명성이 찾는 것이 아니라 한류를 타고 세계인이 찾아오는 국제적인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살릴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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